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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일단 버티면 된다"고 믿었습니다. 다주택자인 부모님 자산을 옆에서 지켜보며 매년 세법이 바뀔 때마다 그냥 시간을 흘려보냈습니다. 그런데 2025년 하반기, 거래세와 보유세가 동시에 강화될 수 있다는 예고를 접하고 나서야 '버티기'가 사실 가장 비싼 선택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글은 같은 상황에서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제가 직접 시뮬레이션하고 따져본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장특공제, 내가 믿었던 공제율이 무너질 수 있다

저는 부모님 집 중 한 채가 비거주 1주택이라는 사실을 그냥 넘겼습니다. 10년 넘게 보유했으니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로 세금이 많이 줄어들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여기서 장특공제란 주택을 오래 보유하거나 거주한 경우 양도차익에서 일정 비율을 빼주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오래 갖고 있을수록 세금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현행 제도에서 1세대 1주택 고가주택에 적용되는 특례 공제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연 4%씩, 최대 80%까지 공제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번 개편 논의의 핵심은 바로 이 특례 공제 구조를 흔드는 것입니다. 정부가 문제 삼는 지점은 실제로 살지 않아도 보유기간만으로 최대 4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직접 시뮬레이션해보니 그 차이가 상당했습니다. 12억 원 초과분을 안분한 과세대상 양도차익이 10억 원인 비거주 1주택자(보유 10년, 거주 2년) 기준으로, 현행 공제율 48%를 적용하면 양도세가 약 2억 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특례 공제를 폐지해 공제율이 20%로 낮아지면 세금은 약 3억 3천만 원으로 뛰고, 거주기간 기준 공제만 적용하면 공제율 16%에 세금은 약 3억 5천만 원에 달합니다. 같은 집을 팔더라도 세 부담이 최대 75% 늘어나는 셈입니다.

개편 방향은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됩니다.

  • 비거주 1주택자에게 특례 공제를 배제하고 일반 공제(최대 30%)만 적용하는 방안
  • 보유기간 공제를 없애고 실제 거주기간에만 연 8%, 최대 80%를 인정하는 방안

두 방안 모두 실거주하지 않는 보유자에게는 불리합니다.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뀌면 "10년 갖고 있었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 자체가 틀린 전제가 됩니다.

요약: 비거주 1주택자의 장특공제 특례가 축소되면 같은 주택을 팔아도 양도세 부담이 최대 75% 급증할 수 있다

 

종부세 '곱셈 효과', 버티면 매년 현금이 빠진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매년 실현되지 않은 평가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여기서 종부세란 일정 기준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에게 매년 납부하도록 하는 보유세의 일종으로, 현금 흐름이 없어도 반드시 내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은퇴 후 고정 수입이 없는 분들에게 이 구조가 얼마나 가혹한지, 저는 부모님 상황을 보며 실감했습니다.

종부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다주택자 기준 및 기본공제 세 가지 변수로 결정됩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란 공시가격 중 실제 과세표준에 반영하는 비율을 말하는데, 현재 60%입니다. 과거 95%까지 적용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80% 안팎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어 정부가 가장 빠르게 활용 가능한 수단입니다.

세율도 문제입니다. 현재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는 중과세율 0.5~5.0%가 적용되는데, 개편 시 과거 수준인 일반세율 0.6~3.0%, 중과세율 1.2~6.0%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조정대상지역이란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지정한 특정 지역으로, 이 지역의 2주택자도 중과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과 세율 강화가 동시에 이뤄지면 종부세는 약 4.5배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게다가 2025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18.67% 상승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공시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비율과 세율까지 오르면 세 가지 요소가 곱해져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저는 이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고 '버티기'가 선택이 아닌 무기가 될 수 없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요약: 공정시장가액비율·세율·공시가격 세 요소가 동시에 오르면 종부세는 '곱셈 효과'로 최대 4.5배까지 폭증할 수 있다

 

골든타임은 지금, 주택 수 재편이 유일한 변수다

세법은 예고 없이 오지 않습니다. 기획재정부가 7월 말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 8~9월 입법예고와 국회 제출을 거쳐 11~12월 심의 후 연말 공포되고, 이듬해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발표부터 시행까지 약 반년이 사실상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법이 확정된 뒤 움직이면 이미 늦습니다.

공시가격이나 세율은 납세자가 바꿀 수 없지만, 보유 주택 수는 조정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변수입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을 간과하는 분들이 가장 많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이미 2026년 5월 9일 종료됐고 현재는 중과세가 다시 적용되는 국면입니다. 예전처럼 "나중에 팔면 되지"라는 전략이 통하지 않는 시장이 된 것입니다.

주택 수를 줄이는 방향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차익이 크지 않거나 향후 가치 상승이 제한적인 주택부터 매도해 핵심 자산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법,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주택은 부담부증여나 저가양도를 활용해 자녀에게 이전하는 방법, 노후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은 멸실을 통해 주택 지위를 없애는 방법, 주거용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전환하거나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마지막 방법은 공부상 변경만으로는 인정되지 않고 실제 사용 형태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여기서 부담부증여란 증여하는 자산에 딸린 채무(대출 등)를 수증자가 함께 떠안는 방식으로, 무상 이전과 유상 이전을 조합해 누진세 부담을 분산할 수 있는 절세 수단입니다. 단, 올해부터는 시세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의 저가양도가 증여로 간주될 수 있어 자금출처 조사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감(感)이 아닌 시뮬레이션으로 판단하라"는 말이 이 상황에서 가장 정확한 조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요약: 7월 세법개정안 발표부터 내년 시행 전까지가 골든타임이며, 납세자가 조정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변수는 '주택 수'다

 

정책의 방향엔 공감하지만, 방법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번 개편이 다주택자를 옥죄는 방향이라는 것 자체보다, 정부가 한때 권장했던 임대사업자 등록 제도가 이제는 의무만 남은 족쇄가 됐다는 현실이 더 당혹스러웠습니다. 종부세 합산배제와 양도세 감면을 조건으로 8~10년 의무임대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의무는 그대로 두고 혜택만 거둬들이는 건 조세 정책의 근간인 신뢰를 흔드는 일입니다.

한 시민단체의 분석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를 8년간 등록 임대한 경우 집주인이 감면받은 종부세와 양도세는 약 4억 원인 반면 세입자가 얻은 혜택은 1,800만 원에 불과했다고 합니다(출처: 네이버 뉴스). 이 수치가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의 근거로 거론되는데, 저도 이 논리가 완전히 틀렸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우려하는 건 소급 적용입니다. 경과규정 없이 기존 등록 임대주택까지 불이익을 주면, 앞으로 정부가 어떤 정책 유인을 내놓더라도 시장은 "어차피 또 바뀔 텐데"라고 반응할 것입니다.

거래세와 보유세를 동시에 강화하는 방식에도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거래세를 높이면 팔 때 부담이 커져 매도 대신 보유를 선택하게 되는 동결효과(Lock-in)가 발생합니다. 동결효과란 처분 시 세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잠겨버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매물이 잠긴 상태에서 보유세까지 올리면 납세자는 팔 수도, 들고 있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에 빠집니다.

제 생각으로는,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수요를 억제하는 세금보다 시장 안정에 더 효과적입니다. 재건축·재개발·신속통합기획 같은 실질적인 공급 확대 없이 세금만 강화하면, 늘어난 보유세가 임대료 인상으로 전가돼 결국 세입자가 피해를 입는 부작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목표에는 공감하지만, 출구를 막아두고 부담만 키우는 방식이 진짜 시장 안정을 위한 것인지는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요약: 거래세·보유세 동시 강화는 동결효과와 임대료 전가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며, 조세 신뢰 유지를 위해 기존 등록 임대주택의 경과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비거주 1주택자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A. 현재는 2년 이상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특례 공제(최대 80%)가 적용되지 않고 일반 공제(최대 30%)만 받습니다. 이번 개편 논의에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실거주 기간에만 공제를 인정하거나 특례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어,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Q. 기존에 등록한 임대사업자는 지금 당장 말소해야 하나요?

A.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2020년 임대사업자 제도 축소 때도 기존 등록 주택은 의무임대기간까지 혜택을 유지하는 경과규정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개정 방향과 소급 적용 여부가 확정되기 전에 성급하게 말소하거나 처분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Q.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났다고 하는데, 지금 팔면 세금이 얼마나 나오나요?

A.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2026년 5월 9일 종료됐습니다. 현재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 3주택자 이상은 30%p가 중과됩니다. 실제 세액은 보유기간, 거주기간, 취득가액 등 개인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반드시 세무사를 통한 시뮬레이션을 먼저 진행하시길 권합니다.

 

Q. 부담부증여로 자녀에게 집을 넘기면 절세가 되나요?

A. 경우에 따라 유리할 수 있습니다. 부담부증여는 주택에 딸린 대출 등 채무를 자녀가 함께 인수하는 방식으로, 채무 부분은 양도로, 나머지는 증여로 과세됩니다. 다만 올해부터 시세보다 30% 이상 낮은 저가양도는 증여로 간주될 수 있고, 취득세 중과와 자금출처 조사도 수반될 수 있어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사전 검토가 필요합니다.

 

결론

저는 이번 세법 개정 예고를 접하고 나서야 '버티기'가 전략이 아니라 그냥 회피였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특례 축소, 종부세 곱셈 효과, 양도세 중과 재적용이 동시에 맞물리면 자산이 매년 현금을 갉아먹는 구조가 됩니다. 감이 아닌 시뮬레이션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 지금처럼 절실하게 와닿은 적이 없었습니다.

7월 세법개정안 발표부터 내년 시행 전까지, 지금이 사실상 마지막 골든타임입니다. 우선 보유 주택의 실거주 여부와 의무임대 기간을 점검하고, 처분 순서와 이전 방식에 따른 세액 차이를 세무사와 함께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이 확정된 뒤 움직이면 선택지가 훨씬 좁아집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43/00001005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