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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디딤돌 대출이 있으면 어떻게든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12억 5500만원인 시대에 주택가격 상한 5억원짜리 대출은 사실상 없는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정책 대출이 청년의 내집마련 사다리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 사다리의 절반이 잘려나간 상태입니다.

정책대출 한도,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졌나
청약통장을 만든 게 사회초년생 때였습니다. 월급의 일부를 꼬박꼬박 넣으면서 '언젠가는 되겠지' 하고 버텼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들여다본 게 디딤돌 대출이었습니다. 디딤돌 대출이란 무주택 서민과 청년층이 주택을 구입할 때 시중 금리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 모기지 상품입니다. 쉽게 말해, 은행에 가면 5~7%대 금리를 내야 할 돈을 2~3%대로 빌릴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조건을 확인해 보니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도시기금 통계에 따르면, 2024년 7월부터 2025년 5월까지 디딤돌 대출 실행액은 15조 54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4%나 줄었습니다(출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대출 한도를 연이어 축소한 결과입니다. 여기서 가계부채 관리란 전체 가구가 금융기관에 진 빚의 총규모를 억제하는 정책 기조를 뜻합니다. 문제는 그 칼날이 하필 청년과 신혼부부를 겨냥한 정책 상품에까지 내리 꽂혔다는 점입니다.
6·27 대출 규제 이후 디딤돌 대출 한도 변화를 보면 그 충격이 더 선명해집니다.
- 신혼: 4억원 → 3억 2000만원
- 신생아 특례: 5억원 → 4억원
- 생애최초·청년: 3억원 → 2억 4000만원
- 일반: 2억 5000만원 → 2억원
그뿐만이 아닙니다. 대출이 가능한 주택가격 상한선 자체가 일반 디딤돌 기준 5억원, 신혼·다자녀 기준 6억 원에 묶여 있습니다. 더 황당한 사실은, 디딤돌 대출이 처음 출시된 2014년에는 주택가격 상한이 6억 원이었는데 2017년에 오히려 5억 원으로 낮아졌다는 겁니다. 그 사이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4억 7400만 원에서 12억 5500만 원으로 약 3배 뛰었습니다. 정책은 뒷걸음쳤고, 집값은 앞으로 달렸습니다.
제가 발품을 팔아 찾아본 서울 내 매물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5억원 이하 아파트는 서울 도심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그나마 기준을 맞추려면 외곽의 구축 빌라나 소형평수로 눈을 확 낮춰야 했습니다. 정책 대출의 주택가격 상한과 실제 시장 사이의 간극을 몸으로 체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주거사다리는 있는가, 내집마련의 길은 어디로
전세라도 버텨보자 싶어 버팀목 대출도 알아봤습니다. 버팀목 대출이란 무주택 세입자가 전세 또는 월세 보증금을 마련할 때 낮은 금리로 지원받을 수 있는 전월세 전용 정책 대출입니다. 그런데 수도권 기준 전세보증금 상한이 일반·청년의 경우 3억 원, 신혼부부 4억 원에 불과합니다. 반면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6억 1333만 원입니다(출처: KB부동산). 6억 원짜리 전세에 3억 원 대출이라니, 나머지 3억 원을 어디서 구하라는 건지 솔직히 말이 안 나왔습니다.
전세 사다리가 무너지니 매매 사다리도 흔들립니다. 그 여파는 수치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버팀목 대출 실행액은 같은 기간 18조 3088억 원에서 8조 7343억 원으로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서울시 공공분양 상품인 '미리내집'의 청약 경쟁률도 규제 발표 전 64.3대 1에서 발표 후 39.7대 1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실수요자들이 이탈한 겁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대출을 줄이면 집값이 안정된다'는 논리는, 이미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집을 살 수단을 봉쇄당한 청년과 신혼부부만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자산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안은 있다 — 지분적립형, 토지임대부, 이익공유형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방향은 명확합니다. 지분적립형 주택이란 입주자가 처음에 일부 지분만 취득하고 장기간에 걸쳐 나머지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초기 자금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는 모델입니다. 쉽게 말해, 처음부터 집 전체를 살 여력이 없어도 조금씩 내 집으로 만들어가는 구조입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건물만 분양받고 토지는 공공이 소유한 채 임대료만 내는 방식으로, 토지 값이 빠진 만큼 분양가를 대폭 낮출 수 있습니다. 이익공유형 주택은 시세차익의 일부를 공공과 나누는 조건으로 저렴하게 분양받는 모델입니다.
논란이 된 나눔형 뉴홈 사례도 이 맥락에서 봐야 합니다. 정부는 당초 시세 70% 수준의 분양가에 최대 80%를 연 1.9~3.0% 저리로 빌려주는 전용 모기지를 약속했다가 이를 슬그머니 삭제했고, 뒤늦게 다시 지원하겠다고 번복했습니다. 그 사이 사전청약자들은 수년간 불안을 안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느끼는 건, 정책의 일관성 없음이 오히려 가장 큰 리스크라는 겁니다. 금리나 만기 같은 핵심 조건조차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청약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디딤돌 대출 지금도 신청할 수 있나요?
A. 신청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6·27 규제 이후 대출 한도가 대폭 줄었고, 주택가격 상한(일반 기준 5억원)이 서울 시세와 크게 동떨어져 있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매물 범위가 매우 좁습니다.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서는 여전히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Q. 버팀목 대출이랑 디딤돌 대출 차이가 뭔가요?
A. 디딤돌은 주택을 '구입'할 때 쓰는 정책 모기지고, 버팀목은 전세나 월세 보증금을 마련할 때 쓰는 전월세 전용 대출입니다. 둘 다 주택도시기금에서 지원하며, 시중 금리보다 낮은 금리가 최대 장점이지만 현재는 한도 축소로 서울 시세 대비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 상황입니다.
Q. 지분적립형 주택은 어디서 신청할 수 있나요?
A. 현재 지분적립형 주택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중심으로 시범 공급이 진행된 바 있습니다. 전국 단위로 확대된 정식 제도는 아직 정착 단계라 물량이 많지 않습니다. LH청약센터나 SH공사 홈페이지에서 공고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Q. 나눔형 뉴홈 사전청약자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A. 국토부가 전용 모기지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금리와 만기 등 핵심 조건은 2025년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사전청약자라면 국토교통부 공식 공고와 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를 통해 업데이트되는 조건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
정리하면, 지금 청년들에게 주어진 정책 대출은 사다리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입니다. 서울 집값이 10년 새 3배 가까이 뛰는 동안 주택가격 상한은 오히려 낮아졌고, 대출 한도마저 줄었습니다. 가계부채 억제라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그 부담이 고스란히 무주택 청년층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건 분명한 현실입니다.
제가 바라는 건 거창한 게 아닙니다. 지분적립형 주택, 토지임대부 주택처럼 초기 자본이 부족해도 내 집을 향해 한 발씩 나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달라는 겁니다. 지금 당장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없더라도, 그 사다리의 첫 칸에라도 발을 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정책이 그 역할을 못 한다면, 자산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돌이킬 수 없게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참고: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640006645512880&mediaCodeNo=2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