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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걷다 보면 한눈에 봐도 낡은 빌라촌이 보입니다. 그걸 볼 때마다 "언제쯤 재개발되나" 싶었는데, 어느 날 지인이 "요즘은 모아타운이 더 빠르다더라"는 말을 툭 던졌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직접 사례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대규모 재개발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규모 정비를 묶어 1,000가구 넘는 대단지로 탈바꿈하는 이 사업이 지금 서울 곳곳에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재개발과 뭐가 다를까 — 모아타운의 구조와 용적률 혜택

솔직히 처음엔 저도 모아타운이 재개발의 다른 이름 정도인 줄 알았습니다. 직접 사례를 들여다보고 나서야 구조가 꽤 다르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재개발은 도시정비법상 정비구역을 지정하고 조합을 설립해 구역 전체를 한꺼번에 허무는 방식입니다. 규모가 크고 주민 동의율을 맞추기 어렵다 보니 착공까지 10년이 넘는 경우도 흔합니다. 반면 모아타운은 소규모주택정비법에 근거한 사업입니다. 여기서 소규모주택정비란, 노후 저층 주거지를 소규모 단위로 나눠 정비하되 여러 구역이 협력해 마치 하나의 단지처럼 기반시설을 통합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작은 블록들이 힘을 합쳐 큰 아파트 단지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핵심은 용적률(容積率)입니다. 용적률이란 대지 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의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같은 땅에 더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 9일 관리계획을 고시한 광진구 자양1동 799번지 일대 사례를 보면 이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구역별로 따로 사업을 추진하는 개별 정비안을 택하면 A-3·A-4구역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남아 법적 상한 용적률이 250%에 그칩니다. 그런데 네 구역이 하나로 묶여 통합 정비안을 적용받으면 전 구역이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상향되면서 용적률 상한이 300%까지 올라갑니다(출처: 매일경제).

그 결과 총 공급 가구 수도 달라집니다. 개별 정비를 하면 1,504가구지만, 통합 정비를 택하면 1,900가구로 약 26%, 396가구가 늘어납니다. 제가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소규모 정비라는 단어에서 오던 왜소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자양동·번동 사례가 보여주는 통합 정비의 힘

같은 날 고시된 강북구 번동2지역 사례도 구조는 비슷합니다. 2-1~2-3 세 구역이 조합을 따로 설립했지만, 건축협정을 통해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을 공동으로 정비합니다. 건축협정이란 인접한 토지 소유자들이 서로 합의해 건물 높이, 배치, 주차장 등을 함께 계획하는 제도입니다. 지하주차장과 차량 출입구를 세 구역이 공유하고, 기존 샛강어린이공원 부지를 2배로 확대 조성하는 계획도 포함됩니다. 총가구 수는 기존 1,052가구에서 1,381가구로 329가구 늘어납니다.

민선 9기 서울시는 모아주택과를 별도로 신설하고 관련 규제를 적극 완화하고 있습니다. 주무 부서가 생겼다는 건 행정 지원의 무게가 달라졌다는 신호입니다(출처: 서울특별시). 제가 오랫동안 노후 빌라촌을 바라보며 "이 동네는 언제 바뀌나" 싶던 막연한 기대감이, 이 구조를 알고 나서야 조금 더 구체적인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 개별 정비 시 자양1동 총 공급: 1,504가구 / 용적률 최대 250%
  • 통합 정비 시 자양1동 총 공급: 1,900가구 / 용적률 최대 300% (제3종 상향)
  • 번동2지역 통합 정비: 1,052가구 → 1,381가구, 지하주차장·공원 공동 운영
  • 서울시 모아주택과 신설 → 전담 행정 지원 체계 구축
요약: 모아타운은 소규모 구역들이 뭉칠수록 용적률이 오르고 공급 가구 수가 늘어나는 구조로, 자양1동과 번동 사례에서 통합 정비의 실질적 효과가 확인됩니다.

 

직접 겪어보니 느낀 기대와 사업 리스크의 두 얼굴

제 경험상 이런 정비 사업을 처음 접할 때 가장 많이 빠지는 함정이 있습니다. 장밋빛 숫자에 먼저 눈이 가고, 뒤에 숨어 있는 변수를 늦게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모아타운 사업은 준공까지 마친 사례가 아직 없습니다. 이 점이 재개발 구역에 비해 투자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재개발은 이미 완공된 단지들이 있어서 분양가·이주비·추가분담금 같은 선례를 어느 정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반면 모아타운은 관리계획 고시 단계부터 사업시행계획 수립, 건축심의, 착공까지 앞으로 남은 절차가 여전히 깁니다. 저도 이 부분을 처음 알았을 때 생각보다 단계가 많다는 사실에 조금 머뭇거렸습니다.

현실적으로 우려되는 리스크도 있습니다. 모아타운으로 지정된 구역에 투기적 수요가 몰리면서 지분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분 가격이란 빌라 한 채를 통째로 사는 것이 아니라, 대지 지분만 일부 매입해 향후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는 방식의 매입 단가를 말합니다. 가격이 이미 올라 있다면 사업이 완료된 후 실질 수익은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 하나가 조합 간 이해관계 충돌 문제입니다. 번동 사례처럼 세 구역이 건축협정을 맺고 기반시설을 함께 쓰려면, 각 구역 조합원들 사이의 합의가 단단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구역마다 기존 건물 노후도나 대지 지분 구성이 다르다 보니, 비용 배분이나 공사 순서를 두고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사례들을 찾아보면서 느낀 건, 모아타운이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에게 또 다른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동시에 서울시가 규제 완화에만 집중하고 사후 갈등 조율 체계를 느슨하게 가져가면 원주민 재정착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걱정이 함께 든다는 것입니다. 원주민 재정착률이란 정비 사업 이후 기존 거주자가 새로 지어진 아파트에 실제로 입주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재개발 사업에서도 이 수치가 낮아 원래 살던 분들이 오히려 밀려나는 문제가 반복된 만큼, 모아타운도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세심한 제도적 안전장치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요약: 모아타운은 실수요자에게 새로운 주거 사다리가 될 수 있지만, 준공 선례 부재·지분 가격 급등·조합 간 갈등이라는 세 가지 리스크를 반드시 짚고 투자 판단에 임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아타운이랑 재개발은 뭐가 다른 건가요?

A. 재개발은 도시정비법을 근거로 대규모 구역을 통으로 갈아엎는 방식입니다. 반면 모아타운은 소규모주택정비법에 따라 작은 구역들이 협력해 기반시설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사업 단위는 작지만 여러 구역이 묶이면 대단지급 규모로 커질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자양동 사례를 들여다봤을 때, 통합 정비 한 번으로 1,900가구까지 늘어나는 걸 보고 규모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Q. 모아타운 구역 내 빌라를 사면 조합원이 될 수 있나요?

A. 관리계획 고시 이후에는 투기과열 우려로 신규 매입자의 조합원 자격 취득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업 단계마다 자격 요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매입 전에 해당 구역의 조합 설립 여부와 서울시 고시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제가 살펴보면서도 단계별로 조건이 복잡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Q. 용적률이 올라가면 투자자한테 실제로 좋은 건가요?

A. 용적률이 높아지면 같은 땅에서 더 많은 가구를 공급할 수 있어, 일반분양 물량이 늘고 그만큼 조합원 추가분담금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미 지분 가격이 급등한 상태라면 용적률 상향 효과가 희석될 수 있습니다. 수익성 계산은 현재 지분 매입가와 예상 분담금을 함께 따져봐야 실질적인 판단이 가능합니다.

 

Q. 모아타운은 언제쯤 완공되나요?

A. 아직 준공까지 마친 사례가 없습니다. 관리계획 고시 이후에도 사업시행계획 수립, 건축심의, 이주·철거, 착공 등 여러 단계가 남아 있어 통상 5~10년 이상을 예상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서울시가 행정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조합 간 갈등 등 변수에 따라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Q. 서울시가 모아타운을 왜 이렇게 적극적으로 밀고 있나요?

A. 대규모 재개발은 사업 기간이 길고 주민 반발도 커서 실질적인 주택 공급 속도가 느립니다. 반면 모아타운은 소규모 단위로 빠르게 착수할 수 있어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효율적입니다. 민선 9기 서울시가 모아주택과를 신설하고 규제를 완화한 것도, 노후 저층 주거지 정비와 주택 공급을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결론

모아타운은 소규모 정비의 한계를 통합이라는 방식으로 뛰어넘은 모델입니다. 자양1동과 번동 사례가 보여주듯, 구역을 묶을수록 용적률이 오르고 기반시설이 갖춰지면서 실제 주거 환경이 달라집니다. 제가 오랫동안 낡은 빌라촌을 보며 가졌던 갈증이, 이 구조를 이해하고 나서야 구체적인 방향을 찾은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투자를 염두에 둔다면, 서울시 고시 단계와 조합 설립 현황을 먼저 확인하고, 현재 지분 가격이 수익성을 얼마나 가져갈지 냉정하게 따져보는 것을 권합니다. 주거 사다리로서의 가능성과 사업 리스크, 이 두 가지를 함께 들고 판단하는 것이 지금 모아타운을 바라보는 가장 현실적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710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