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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서울 주택 매수에 동원된 증여·상속 자금이 3조 6646억원, 전체 조달자금의 6.4%를 차지했습니다. 전년 동기 3.6%에서 2.8%포인트 껑충 뛴 수치입니다.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강남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노원·도봉·금천·관악 같은 서울 외곽까지 '엄빠찬스'가 번지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팩트 확인: 외곽까지 번진 증여자금

일반적으로 증여·상속을 활용한 주택 매수는 강남3구나 용산구 같은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의 이야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막연히 그렇게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보니 얘기가 달랐습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제출 자료인 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노원·도봉·강북구(이른바 '노도강') 지역의 증여·상속 자금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2.0%에서 올해 2배가 넘는 4.8%로 뛰었습니다. 금천·관악·구로구('금관구')도 2.6%에서 5.5%로 올랐습니다(출처: 매일경제). 이 지역들은 서울에서도 중저가 주택이 집중된 곳입니다. 6억원 미만 아파트가 즐비한 동네에서 이런 수치가 나왔다는 게 핵심입니다.

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란 주택을 매수할 때 자금의 출처를 항목별로 신고하는 서류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10·15대책 이후 6억원 미만 거래까지 전면 제출 대상으로 확대했습니다. 덕분에 이전에는 집계조차 되지 않던 외곽 거래의 자금 흐름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거래건수 기준으로 봐도 금천구는 상속·증여 자금이 포함된 거래 비율이 12%에서 19.3%로, 도봉구는 10.8%에서 18.8%로 급등했습니다.

한편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도 상황은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 상반기 이들 4개구 자금조달계획서 9806건 중 증여·상속 자금을 기재한 거래는 3146건으로 32.1%에 달했습니다. 전년 동기 23.3%보다 약 9%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매수 3건 중 1건에 부모 돈이 들어간 셈입니다.

규제지역이란 정부가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지정하는 지역으로, 지정되면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듭니다.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지금, LTV는 9억원 초과분에는 사실상 막혀 있고 DTI 기준도 촘촘해졌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직접 대출 한도를 알아보다 포기한 사람을 여럿 봤는데, 그게 통계로 그대로 찍혀 나온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증여·상속 자금 비율: 2.0% → 4.8% (+2.8%p)
  •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증여·상속 자금 비율: 2.6% → 5.5% (+2.9%p)
  • 금천구 증여·상속 포함 거래 건수 비율: 12% → 19.3%
  • 강남3구+용산구 증여·상속 포함 거래 비율: 23.3% → 32.1%
요약: 증여·상속 자금을 낀 주택 매수는 이제 강남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서울 외곽 중저가 주택가까지 2배 가까이 확산된 구조적 현상입니다.

 

경험과 의견: 대출규제가 만들어낸 불공정한 시장

일반적으로 대출 규제는 투기 수요를 걸러내는 칼날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정작 걸러지는 건 투기 세력이 아니라, 목돈이 없어 은행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입니다.

담보인정비율(LTV)이란 주택 가격 대비 대출 가능한 금액의 비율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5억짜리 집을 살 때 LTV 50%라면 2억5000만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규제지역에서는 이 LTV가 급격히 낮아지는데, 스스로 자금을 모으기 어려운 청년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나머지 자금을 메울 방법이 없습니다. 저도 직접 은행을 찾아가 상담해봤을 때 한도가 기대치의 절반도 안 나오는 걸 확인하고 허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반면 부모에게 목돈을 증여받을 수 있는 계층은 이 규제에서 자유롭습니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이란 연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을 뜻하는데, 증여 자금은 대출이 아니므로 DTI 계산에 아예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부모 돈으로 집을 사는 사람에게 대출 규제는 사실상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지점이 제가 이번 통계에서 가장 뼈아프게 느낀 부분이었습니다.

이종욱 의원은 "정부가 무분별하게 대출을 틀어막자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부모의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계층만 주택을 살 수 있는 이른바 엄빠찬스 시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출처: 매일경제). 저는 이 말이 상당히 정확한 진단이라고 봅니다. 결국 집을 살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개인의 노력이나 신용이 아니라, 부모의 자산 규모로 결정되는 구조가 통계로 증명되고 있는 것입니다.

자산 양극화란 소득이 아닌 보유 자산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주거 자산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한국 사회에서, 내 집 마련 기회의 불평등은 곧 자산 양극화의 출발점이 됩니다. 열심히 일해 월급을 모아도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하는 구조라면, 그 격차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더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 주변에서 내 집 마련을 아예 포기하는 또래를 볼 때마다, 이게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는 걸 다시 실감합니다.

요약: 대출 규제는 투기 세력이 아닌 무주택 실수요자를 시장에서 밀어내고, 부모 자산이 곧 내 집 마련 여부를 결정하는 자산 양극화를 가속시키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증여받은 돈으로 집 사면 세금 안 내도 되나요?

A. 증여세는 별도로 납부해야 합니다.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10년간 5000만원(미성년자 2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증여받으면 증여세 신고 및 납부 의무가 생깁니다. 다만 증여세를 납부하더라도 대출 한도에 묶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금 여력이 있는 가정은 여전히 유리한 구조입니다. 일반적으로 증여세 부담이 크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공제 한도와 세율 구조를 활용하면 부담이 생각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Q. 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는 모든 주택 거래에 다 내야 하나요?

A. 2024년 10·15대책 이후 서울 전역의 경우 6억원 미만 주택 거래에도 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됐습니다. 여기서 주택취득자금 조달계획서란 매수자가 집을 살 때 자금 출처를 금융기관 대출, 자기 자금, 증여·상속 등 항목별로 신고하는 서류를 의미합니다. 이전까지는 고가 거래 위주로만 집계됐기 때문에, 외곽 지역 증여 자금 규모가 이번에 처음으로 제대로 드러난 측면이 있습니다.

 

Q. 무주택 청년이나 신혼부부를 위한 대출 상품은 없나요?

A. 디딤돌 대출, 신혼부부 전용 보금자리론 등 정책 금융 상품이 존재하지만, 소득 기준과 주택 가격 한도 조건이 엄격해 서울 내 적용 대상 주택이 제한적입니다. 제 경험상 조건을 충족해도 실제 매물을 찾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정책 대출이 있으니 괜찮다고들 하지만, 서울 시세를 감안하면 보완 수준에 그친다는 게 냉정한 평가입니다.

 

Q. 서울 외곽 집값도 계속 오를까요?

A. 이 부분은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다만 증여 자금이 유입된다는 것은 해당 지역에 매수 수요가 꾸준히 존재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도 현금성 자금이 외곽까지 흘러들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가격 하방 압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거시 경제 여건과 금리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단순히 이 통계만으로 가격 전망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대출 규제는 투기 수요보다 실수요자를 더 강하게 밀어내고 있고, 그 빈자리를 부모의 증여·상속 자금이 채우고 있습니다. 그것도 강남이 아닌 서울 외곽의 중저가 주택가에서까지입니다. 제가 직접 주변을 보면서 느낀 것과 통계가 정확히 일치합니다.

정부가 모든 수요를 투기로 단정 짓고 LTV·DTI 기준을 일률적으로 조이는 방식은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무주택 실수요자,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에게는 합리적인 금융 접근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보완돼야 할 것입니다. 부모 찬스 없이도 내 집 마련을 시도할 수 있는 시장이 다시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지금 관련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면, 국토교통부의 주거 정책 공지와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정기적으로 확인해두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mk.co.kr/news/economy/1211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