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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여름, 해운대 해변에서 한국어보다 중국어와 일본어가 더 많이 들렸습니다. 처음엔 그냥 계절 탓이겠거니 했는데, 올해 통계를 보고서야 그게 단순한 느낌이 아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1~5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93만 6,57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습니다. 전국 평균 증가율 21%를 두 배 가까이 앞선 수치입니다.

관광 통계로 보는 부산의 변화
숫자만 보면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저는 이 통계가 꽤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이 21%일 때 부산 혼자 40%를 찍었다는 건, 흐름이 서울 일변도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별로 보면 대만(37만 5,322명)이 가장 많았고, 중국(35만 9,981명), 일본(23만 3,685명), 미국(17만 587명) 순이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크루즈 관광객 수치입니다. 크루즈 관광(cruise tourism)이란 선박을 숙박 시설로 삼아 여러 기항지를 이동하며 여행하는 방식인데, 5월 한 달간 중국발 크루즈로 부산에 입항한 관광객이 2만 6,556명이었습니다. 전년 같은 달(2,652명)과 비교하면 무려 901% 급증한 수치입니다(출처: 부산광역시).
이 급증 배경에는 중·일 외교 갈등이 있습니다. 중·일 관계 경색으로 인해 일본 여행을 꺼리는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 특히 접근성이 좋은 부산으로 방향을 튼 것입니다. 제가 직접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근처를 지나쳤을 때도 단체 관광객들이 줄지어 관광버스에 오르는 모습이 꽤 자주 눈에 띄었는데, 이제 그 장면이 이유 있는 풍경이었다는 걸 실감합니다.
외국인 관광지출액(inbound tourism expenditure), 즉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소비 금액도 뚜렷하게 늘었습니다. 5월 한 달 기준 1,322억 원으로, 올 1월(512억 원) 대비 약 2.5배 증가했고, 1~5월 누적 금액은 4,544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는 서울 다음으로 높은 수준으로, 부산이 단순 경유지가 아니라 소비가 일어나는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1~5월 외국인 관광객: 193만 6,572명 (전년 대비 +40%)
- 크루즈 입항 중국인: 5월 한 달 2만 6,556명 (전년 대비 +901%)
- 1~5월 외국인 관광지출 누계: 4,544억 원
- 재방문 비율: 응답자 46%, 4박 이상 체류 비율 40.2%
크루즈 관광·체류형 콘텐츠, 그리고 남은 과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부산이 관광 도시로 성장한 게 주로 자연 경관 덕분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달랐습니다. 작년 여름 함께 부산을 여행한 외국인 친구는 바다 뷰보다 야시장과 야간 페스타 일정을 더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체류형 관광(stay-based tourism)이란 단순히 명소를 방문하고 떠나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에서 숙박하며 다양한 활동과 소비를 경험하는 여행 형태를 말합니다. 부산시 설문조사에서 4박 이상 체류 비율이 40.2%에 달했다는 건, 이 방향이 실제로 먹히고 있다는 증거입니다(출처: 경향신문).
부산시는 하반기에 부산불꽃축제, 별바다부산 나이트 페스타 같은 야간·축제형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밀어붙일 계획입니다. 비짓부산패스(Visit Busan Pass)도 주목할 만한 정책입니다. 비짓부산패스란 외국인 개별 관광객이 일정 금액을 내면 부산의 주요 관광지와 교통을 묶어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할인 패스로, 쉽게 말해 도시 여행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도구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패스 하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꽤 큰데, 외국인 친구도 처음에는 교통과 입장권을 각각 해결하는 게 번거롭다고 했다가, 패스를 쓰고 나서 훨씬 편하다며 만족했습니다.
다만 저는 이 흐름에 마냥 손뼉만 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관광객이 급증할수록 지역 주민이 겪는 부작용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이란 특정 지역에 관광객이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 몰려들어 주민의 주거권, 물가, 환경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바르셀로나나 교토 같은 도시들이 이미 이 문제로 홍역을 치렀고, 부산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숙박 난, 바가지요금, 해변 쓰레기 문제는 제가 직접 부산에서 목격한 것들이기도 합니다.
관광객 수를 늘리는 것과 지역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함께 가야 합니다. 수치만 쫓다 보면, 결국 부산을 다시 찾고 싶게 만드는 그 고유한 매력 자체가 희석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산 외국인 관광객이 갑자기 이렇게 많이 늘어난 이유가 뭔가요?
A.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중·일 외교 갈등으로 일본 대신 한국을 택하는 중국 관광객이 늘었고, 다른 하나는 크루즈 기항 확대입니다. 여기에 BTS 콘서트 같은 대형 이벤트가 겹치면서 상반기 수치를 끌어올렸습니다. 단기 반사이익만은 아니고, 체류형 관광 콘텐츠 확대 같은 정책 노력도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Q. 비짓부산패스는 어떻게 이용하나요?
A. 비짓부산패스는 외국인 개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통합 할인 패스입니다. 부산의 주요 관광지 입장권, 교통, 일부 식음료까지 묶어서 이용할 수 있어 처음 부산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자세한 이용 방법과 가격은 부산관광공사 공식 채널에서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Q. 부산에 오는 외국인 중 가장 많은 국적은 어디인가요?
A. 올해 1~5월 기준으로는 대만(37만 5,322명)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중국(35만 9,981명), 일본(23만 3,685명), 미국(17만 587명)이 이었습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증가 속도가 가파른데, 크루즈를 통한 방문이 전년 대비 900% 넘게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입니다.
Q. 부산 관광객 증가가 지역 주민한테는 무조건 좋은 건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관광객이 급증하면 숙박비 상승, 바가지요금, 교통 혼잡, 쓰레기 문제 같은 부작용이 함께 따라옵니다. 오버투어리즘이 심해지면 정작 지역 주민들이 살기 불편해지는 역설이 생기기도 합니다. 수치 목표와 함께 주민 생활 보호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부산이 지금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외국인 관광 통계 수치만 봐도, 단순히 운이 좋아서 나온 결과가 아닙니다. 크루즈 관광 인프라 확대, 비짓부산패스 같은 개별 관광객 편의 정책, 체류형 콘텐츠 발굴이 맞물리면서 나온 복합적인 결과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도시들이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볼거리보다 머물고 싶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만 지속 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ism), 즉 현재 세대의 관광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지역 주민의 삶과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의 관광을 고민하는 것이 지금부터 필요합니다. 올해 하반기 부산불꽃축제나 별바다부산 나이트 페스타를 계획 중이라면, 이번 기회에 단순 방문이 아니라 하루 이틀 더 머물며 부산을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그게 결국 부산의 관광 생태계를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