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서울 소형 아파트 경매 법정 안이 조용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건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권리분석까지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그 자리에서, 저는 꽤 오랫동안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2025년 6월 기준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낙찰가율은 112.8%를 기록했습니다. 감정가보다 12% 이상 비싸게 사는 시장, 그게 지금 경매의 현실입니다.

 

낙찰가율 112.8%, 숫자 뒤에 있는 사람들

낙찰가율(落札價率)이란 감정평가액 대비 실제 낙찰된 금액의 비율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감정가 5억짜리 아파트가 6억에 팔렸다면 낙찰가율은 120%가 됩니다. 100%를 넘긴다는 것은 경매로 사는 것이 시세보다 싸기는커녕, 오히려 더 비쌀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지옥션의 6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체 낙찰가율은 101.7%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출처: 지지옥션). 그중에서도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12.8%까지 치솟았고, 평균 응찰자 수는 한 달 새 5.9명에서 7.2명으로 뛰었습니다. 물건 하나에 7명 이상이 경쟁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입찰에 참여해 봤는데, 숫자로만 보면 실감이 안 됩니다. 막상 법정 앞에 줄을 서고 나서야 알게 됩니다. 각자 한 장씩 봉투를 들고 온 사람들의 눈빛이 얼마나 절박했는지를요. 강남권에서 특히 두드러졌습니다. 성동구 금호동 약수하이츠는 감정가의 143.3%인 15억 3381만 원에, 송파구 한강극동아파트는 122.5%인 15억 2100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이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누군가의 마지막 베팅이라는 걸 그날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 서울 아파트 전체 낙찰가율: 101.7% (3개월 연속 상승)
  •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낙찰가율: 112.8%
  • 평균 응찰자 수: 5.9명 → 7.2명으로 증가
  • 약수하이츠(성동구): 감정가 대비 143.3% 낙찰
  • 한강극동아파트(송파구): 감정가 대비 122.5% 낙찰

낙찰률은 34.0%로 전달보다 6.0%P 내려앉아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두 수치가 동시에 나타난다는 게 묘합니다. 팔리는 건 줄었는데, 팔리는 것들은 더 비싸게 팔립니다. 즉, 이기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이 써내야 이길 수 있는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요약: 서울 소형 아파트 낙찰가율 112.8%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갈 곳을 잃은 실수요자들이 경매 법정으로 쏟아져 들어온 결과입니다.

 

실수요자가 경매로 몰리는 이유, 그리고 한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경매는 대출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고 알려져 있어서, 일반 매매 시장에서 밀려난 무주택자들이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는 곳이 됩니다. 담보인정비율(LTV)이란 주택 감정가 대비 대출 가능 금액의 비율을 뜻하는데, 경매 물건은 감정가 자체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 같은 LTV라도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이 '유리한 구조'가 낙찰가율 113% 앞에서 무력해진다는 점입니다. 감정가보다 12% 넘게 써내는 순간, 저금리 시절 경매의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권리분석을 아무리 꼼꼼하게 해도, 입찰 당일 다른 사람들이 얼마를 써낼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결국 입찰가를 산정하는 과정이 일종의 눈치 게임이 됩니다.

지방 시장과 비교하면 서울의 온도차는 더욱 확연합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6월 한 달에만 3,701건으로 2014년 3월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그런데 전국 낙찰가율은 86.9%로 7개월 만에 최저치입니다. 지방에서 물건이 쏟아지지만 낙찰이 안 되는 반면, 서울 소형 아파트는 물건이 부족하고 경쟁은 치열한 양극화 구조가 뚜렷합니다.

경매도 이제 '마지막 사다리'가 아닌 시대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저는 이 말이 희망적으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실수요자 중심이라는 건, 투자 목적이 빠진 자리를 무주택자들의 절박함이 채우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명도(明渡) 과정도 변수입니다. 명도란 낙찰 이후 기존 점유자로부터 물건을 넘겨받는 절차를 뜻하는데,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낙찰가율 113%에 명도 비용까지 얹으면, 일반 매매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불리한 상황도 충분히 생깁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 봤는데, 소형 아파트 한 채 기준으로 명도 합의금과 인도명령 신청 비용 등을 합산하면 수백만 원에서 경우에 따라 그 이상도 나올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경매 시장은 '저렴하게 집을 사는 곳'이라기보다, 일반 매매로는 아예 진입이 불가능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도전해 보는 통로가 돼 버린 셈입니다. 획일적인 대출 규제와 도심 공급 부족이 맞물려 만들어낸 결과라고 봅니다.

요약: 경매는 대출 규제 우회 수단으로 주목받지만, 낙찰가율 113%와 명도 비용까지 감안하면 일반 매매 대비 실질적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낙찰가율이 100%를 넘으면 경매가 손해 아닌가요?

A. 반드시 손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감정평가액이 현재 시세보다 낮게 책정된 경우라면 낙찰가율이 100%를 넘어도 시세보다 저렴하게 취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지금처럼 감정가 자체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인 상황에서 낙찰가율이 112%를 넘는다면, 명도 비용과 취득세까지 더해 실제 취득원가가 일반 매매보다 높아질 수 있으므로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Q. 소형 아파트 경매, 지금도 도전해 볼 만한가요?

A. 서울 소형 아파트 경매는 현재 평균 응찰자 수가 7명을 넘는 만큼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단순히 '경매는 싸다'는 전제로 접근하면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권리분석, 현장 임장, 명도 가능성, 그리고 입찰가 산정 전략까지 갖춘 상태에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꾸준히 물건을 보면서 낙찰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선호 소형 단지를 공략하는 방식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Q. 경기·인천 소형 아파트 경매는 서울보다 나은가요?

A. 경기도 전체 낙찰가율은 88.3%로 서울보다 낮지만, 성남·광명·안양 동안구 등 규제지역은 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아 서울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경쟁 강도를 보입니다. 인천은 78.2%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그만큼 가격 회복력에 대한 불확실성도 함께 감안해야 합니다. 수도권 전반적으로 입지와 단지를 선별해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명도가 어렵다는데 실제로 얼마나 걸리나요?

A. 물건마다 다르지만, 점유자와 협의가 잘 되면 낙찰 후 한 달 내에 마무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점유자가 자진 퇴거를 거부할 경우 인도명령 신청부터 강제집행까지 3~6개월이 걸리기도 합니다. 명도 합의금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고, 이 비용이 수백만 원 이상이 될 수 있어 입찰가 산정 시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결론

서울 소형 아파트 낙찰가율 112.8%는 시장이 과열됐다는 신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갈 곳을 잃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절박함이 수치로 드러난 결과이기도 합니다. 경매가 '마지막 사다리'로 여겨지던 시절은 이미 지났고, 지금은 그 사다리마저 몹시 좁아진 상황입니다.

제가 법정 앞에서 느꼈던 그 허탈감은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도심 공급 부족과 획일적인 대출 규제가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의 반영이라고 봅니다. 경매 도전을 고민 중이라면, 지금 시점에서는 물건 수백 개를 꾸준히 추적하면서 낙찰가율이 낮은 틈새를 찾는 긴 호흡의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단기 낙찰을 목표로 급하게 높은 금액을 써내는 방식은 지금 시장에서 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참고: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7095574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