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6월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가 전월 대비 10.9%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달 신청 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거래는 줄었는데 가격은 올랐다는 이 역설적인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발품을 팔며 아파트를 보러 다니던 저로서는 숫자보다 몸으로 먼저 느끼고 있었으니까요.

 

거래량은 줄었는데, 왜 가격은 올랐을까요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서울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 건수는 5,38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4월 최고치(8,925건)와 비교하면 39.7%나 빠진 수치입니다(출처: 서울시). 숫자만 보면 시장이 식은 것처럼 보이지만, 현장 분위기는 전혀 달랐습니다.

제가 직접 중개업소를 돌아다니면서 느낀 건 딱 하나였습니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절대 낮추지 않는다는 것. 오히려 "지금 안 사면 더 오릅니다"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거래가 뚝 끊겨도 매도자들은 전혀 다급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5월까지 쏟아졌던 절세 급매물, 즉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나온 매물들이 6월이 되자 대부분 소진됐습니다. 여기서 양도소득세 중과란,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 때 일반 세율보다 훨씬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유예가 끝나면 절세 유인이 사라지니 급하게 내놓던 매물이 자연히 줄어든 것입니다. 남은 것은 호가를 버티는 일반 매물뿐이었고, 이 거래들이 가격 통계를 끌어올렸습니다.

요약: 절세 급매물이 소진된 뒤 호가 매물만 남으면서, 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청 가격 상승률이 10·15 대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강남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가격 상승이 퍼진 곳은

이번 가격 상승에서 제가 가장 불안하게 바라본 부분은 강남이 아니라 비강남권이었습니다. 강남 3구와 용산구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비중은 5월 16.7%에서 6월 13%로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반면 강북 10개 구 비중은 41.5%에서 46.2%로 커졌습니다. 비강남 거래가 더 늘어났다는 뜻입니다.

가격 상승률을 권역별로 보면 더 선명해집니다. 6월 토지거래허가 신청 가격의 권역별 상승률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강남 3구 및 용산구: 전월 대비 3.10% 상승 (상승률 1위)
  • 강북 10개구: 전월 대비 2.86% 상승
  • 서남권 4개구: 전월 대비 2.89% 상승
  • 한강벨트 7개구(광진·성동·마포·동작·양천·영등포·강동): 전월 대비 1.89% 상승

서울 전역이 골고루 올랐습니다. 저는 "강남은 비싸니까 강북이나 서남권을 보자"는 전략으로 접근했는데, 그 지역들도 2%대 후반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생각했던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까지 실수요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확산된 것입니다. 선택지가 줄어드는 속도가 너무 빨라 조급함이 밀려왔습니다.

요약: 6월 가격 상승은 강남에 국한되지 않고 강북·서남권 중저가 아파트까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됐습니다.

 

실수요자에게 토지거래허가 제도는 어떻게 작동했나요

토지거래허가구역이란, 해당 구역 안에서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나 주택을 거래할 때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내 돈 내고 집 사는데 왜 허가를 받아야 하느냐"는 물음이 나올 만한 규제입니다. 지난해 10월 15일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이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사실상 모든 아파트 매입에 이 절차가 적용되고 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그런데 제가 발품을 팔면서 실감한 것은, 이 제도가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동시에 실수요자의 발목도 함께 잡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허가 신청 절차가 복잡하다 보니 거래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겼고, 반대로 절차를 잘 아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매입을 이어갔습니다.

7월 세제 개편 논의가 맞물리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거래를 유보하고 관망세를 보인 것도 6월 거래량 감소의 배경입니다. 여기서 관망세란 매수자도 매도자도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정책 방향을 지켜보는 상태를 말합니다. 거래는 줄었지만 가격 기대치는 그대로 유지됐고, 그 결과 신청 가격 상승률만 높아지는 기묘한 국면이 연출됐습니다.

요약: 토지거래허가 제도는 거래량을 줄이는 데는 효과를 발휘했지만, 가격 상승 기대심리까지 제어하지는 못했습니다.

 

규제가 많을수록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믿음, 지금도 유효할까요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규제가 거래를 틀어막으면 유동성이 줄어드는 건 맞습니다. 그러나 공급이 받쳐주지 않으면 억눌린 수요는 규제가 살짝 풀리는 순간 폭발적으로 터져 나옵니다. 4월의 거래 폭증이 바로 그 신호였습니다.

수급 불균형이란, 공급되는 주택 수보다 사려는 사람이 훨씬 많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거래허가 제도나 세제 강화 같은 수요 억제책은 가격을 일시적으로 누를 수는 있어도 방향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규제를 '가격 하락 신호'가 아닌 '잠시 멈춤'으로 받아들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렇게까지 광범위한 규제가 도입됐는데도 가격 상승 기대심리가 꺾이지 않는다는 것이. 무주택 실수요자가 안정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으려면 투명한 물량 공급 확대와 수급 안정을 겨냥한 정책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거래를 묶어두는 땜질식 처방만으로는 내 집 마련의 사다리가 점점 더 아득해질 뿐입니다.

요약: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규제만으로는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한계가 있으며, 공급 중심의 근본적 정책 전환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토지거래허가구역이면 아파트를 아예 못 사는 건가요?

A. 아예 못 사는 건 아닙니다. 관할 구청에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으면 매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거주 목적임을 증명해야 하고 허가 절차가 수반되기 때문에, 투자 목적의 갭투자는 사실상 차단됩니다. 실수요자라면 서류 준비를 꼼꼼히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집값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A. 유예 종료 전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4~5월에 거래가 집중됐습니다. 유예가 끝난 6월 이후 이 급매물이 소진되자 시장에는 호가를 유지한 일반 매물만 남았고, 결과적으로 평균 거래 가격이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절세 유인이 사라지면 매도자들이 굳이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Q. 강북이나 서남권 아파트도 지금 많이 오른 건가요?

A. 6월 기준으로 강북 10개구는 2.86%, 서남권 4개구는 2.89% 상승했습니다. 강남 3구·용산구(3.10%)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입니다.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비강남권도 가격 상승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렴한 지역을 노리는 전략이 통하던 시기가 지나가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거래량이 줄었는데 왜 가격은 오르는 건가요?

A. 거래량 감소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공급 부족 상황에서 자주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팔려는 사람이 굳이 가격을 낮추지 않아도 되는 구조라면, 거래가 줄어도 거래된 소수의 매물 가격이 기준점을 끌어올립니다. 특히 절세 급매물처럼 낮은 가격의 거래가 사라지면 남은 거래의 평균 가격은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결론

거래는 줄었지만 가격은 올랐습니다. 이 한 문장이 지금 서울 아파트 시장의 현주소를 압축합니다. 토지거래허가 제도가 투기 수요를 일부 걸러낸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 상승 기대심리와 수급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손대지 못했습니다. 제가 발품을 팔며 느낀 무력감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이 시장의 본질을 보여주는 신호였습니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지금 당장 결정을 서두르기보다, 7월 이후 세제 개편 방향과 공급 정책 변화를 함께 살피는 것이 현명할 것 같습니다. 시장을 이기려 하기보다 흐름을 읽고 자신의 조건에 맞는 타이밍을 찾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khan.co.kr/article/202607100731001/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