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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이 줄었다는데, 정작 왜 이렇게까지 체감이 안 됐을까요?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1년 전보다 약 26% 급감했습니다. 저는 이 수치를 뉴스가 아니라 부동산 중개업소 문을 직접 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전세요? 요즘 거의 없어요"라는 말이 그렇게 무겁게 들린 적이 없었습니다.

임대차 물량, 왜 이렇게 빠르게 사라졌나
수치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2만101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8% 감소했습니다. 수도권 전체로 넓혀도 22.3%, 전국 기준으로도 21.7% 줄었습니다. 아파트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빌라·오피스텔 같은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량도 서울 기준 13.7% 감소했으니, 임대차 시장 전반이 쪼그라든 셈입니다.
이 감소의 배경에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란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나 주택을 거래할 때 관할 관청의 허가를 미리 받아야 하는 제도입니다. 서울 전역의 주택 매수에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면서, 집을 사고도 세를 놓을 수 없게 된 집주인들이 사실상 임대 공급에서 빠져버렸습니다. 쉽게 말해, 집을 사면 무조건 자기가 살아야 하니 전세를 내놓을 집 자체가 줄어든 겁니다.
여기에 다주택자 매물 감소도 겹쳤습니다. 5월 10일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전, 처분을 서두른 다주택자들이 매도 시장으로 빠져나가면서 임대 공급원이 동시에 축소됐습니다. 실제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946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23.9% 늘었는데, 이게 반드시 반가운 신호만은 아닙니다. 임대 물량을 보유하던 다주택자들이 시장을 떠났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제가 직접 발품을 팔아보니, 중개업소마다 "나온 매물이 없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단순한 계절적 비수기가 아니라 구조적인 공급 감소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전년 동월 대비 25.8% 감소 (2만101건)
-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으로 실거주 의무 적용 → 임대 공급원 직격
- 다주택 양도세 중과(5월 10일) 앞두고 다주택자 매도 집중 → 임대 물량 추가 감소
- 비아파트 전월세도 서울 기준 13.7% 줄어 시장 전반 위축
요약: 토지거래허가제와 다주택자 이탈이 맞물리며 서울 임대차 물량이 구조적으로 급감했습니다.
전세의 월세화, 숫자 뒤에 숨은 현실
올 1~5월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51.3%를 기록했습니다. 이 말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두 건 중 한 건 이상이 이제는 월세라는 뜻입니다. 1년 전 같은 기간(44.0%)과 비교하면 7.3% 포인트나 올랐습니다. 비아파트로 가면 더 심합니다. 서울 비아파트 월세 비중은 이미 78.4%로, 빌라나 오피스텔에서 전세 계약 자체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입니다.
'전세의 월세화'라는 말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한국에서 보편화된 전세 제도가 점차 월세 중심으로 전환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여기서 전세란 세입자가 목돈(보증금)을 맡기고 매달 임대료 없이 거주하는 방식인데, 집주인 입장에서 이 보증금을 굴려 수익을 내기 어려운 금리 환경이 되거나 전세대출규제로 세입자의 조달 여력이 줄면 자연스럽게 월세로 전환합니다.
전세대출규제도 이 현상을 가속시켰습니다. 전세대출규제란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빌릴 수 있는 대출의 한도나 조건을 제한하는 정책입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세입자는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고, 집주인은 아예 보증금 액수를 낮추고 월세를 올리는 반전세 방식을 선호하게 됩니다. 저도 이 과정을 그대로 겪었습니다. 희망했던 지역의 전세 매물은 거의 없었고, 나온 매물마다 "반전세로 전환하거나 보증금을 높여달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막연하게 '전세 매물이 좀 줄었겠지' 했는데, 실제로 부딪혀보니 선택지 자체가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저도 월세 비중이 높은 조건으로 타협할 수밖에 없었고, 그제야 '전세의 월세화'라는 표현이 단순한 통계 언어가 아니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요약: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51.3%를 돌파하며 전세의 월세화가 통계를 넘어 세입자의 일상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주거 사다리, 지금 어디쯤 흔들리고 있나
주거 사다리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월세 → 전세 → 자가(自家) 순으로 주거 단계를 밟아가며 자산을 축적하는 경로를 뜻합니다. 그런데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고 전세 공급이 급감하면, 이 사다리의 첫 번째 가로대가 흔들립니다. 월세에서 전세로 넘어가는 발판이 약해질수록, 자가까지 가는 길은 그만큼 더 멀어집니다.
정책 의도와 결과 사이의 간극도 짚어야 합니다. 토지거래허가제나 다주택자 규제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으로 설계됐습니다. 이 방향 자체가 틀렸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저는 의도보다 결과에 주목합니다. 임대 공급이 줄면서 오히려 주거 취약계층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점, 이건 데이터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공급 측면도 마냥 밝지 않습니다. 출처: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 1~5월 누계 착공 물량은 963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습니다. 인허가 물량이 전년 동월 대비 147% 급증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인허가와 실제 공급 사이에는 통상 2~3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인허가란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단계로,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이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지금 당장 임대 시장의 수급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변수가 아닙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적 문제는 단기 정책 하나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거래 규제만으로 시장을 누르면 공급이 먼저 빠지고, 그 피해는 결국 실수요자와 주거 취약계층에게 전가됩니다. 장기적인 공공 임대 공급 확대와 임대차 시장의 균형을 맞추는 정교한 정책 설계 없이는, 주거 사다리가 더 가파른 경사로 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요약: 임대 공급 감소와 월세화 가속은 주거 사다리의 구조적 균열을 가져오며, 단기 규제보다 장기 공급 정책이 시급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울 전세 매물이 이렇게 줄어든 가장 큰 이유가 뭔가요?
A. 복합적인 이유가 맞물렸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집을 사면 실거주 의무가 생겨 임대를 내놓을 수 없게 됐고, 다주택 양도세 중과 시행 전 다주택자들이 매도로 빠져나가면서 임대 공급원이 동시에 줄었습니다. 전세대출규제 강화로 세입자의 자금 조달도 어려워진 것도 전세 수요 자체를 위축시켰습니다.
Q. 전세의 월세화가 세입자한테 왜 불리한가요?
A. 전세는 보증금을 맡기고 매달 임대료를 내지 않는 방식이라 장기적으로 자산을 지키면서 주거비를 관리하기에 유리합니다. 반면 월세는 매달 나가는 현금 지출이 발생하므로 같은 조건이라면 주거비 부담이 더 커집니다. 월세 비중이 높아질수록 자산 축적이 어려워지고, 자가 마련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집니다.
Q. 인허가 물량이 147% 늘었다는데, 그럼 곧 전세 물량도 늘어나지 않나요?
A. 인허가는 공사 허가를 받은 단계일 뿐, 실제 입주까지는 통상 2~3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게다가 1~5월 누계 착공 물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10.7% 감소한 상태입니다. 인허가 급증이 반가운 신호이긴 하지만, 현재 임대 시장의 수급 문제를 단기간에 해소해줄 변수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Q. 지금 전세를 찾고 있다면 어떻게 접근하는 게 나을까요?
A. 제 경험상, 희망 지역을 고집하면 선택지가 거의 없습니다. 인근 지역으로 반경을 넓히거나, 반전세(보증금+월세 혼합 방식)로 조건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게 현실적입니다. 전세대출 한도와 금리 조건을 미리 확인해 두고, 매물이 나오는 즉시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 상태를 갖춰두는 것이 지금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론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1년 만에 26% 가까이 줄고,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는 사실은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세의 월세화는 주거 취약계층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주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려는 사람들의 발판을 조금씩 흔들고 있습니다.
정책의 의도가 나빴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발품을 팔아 체감한 시장은, 규제가 공급보다 먼저 작동할 때 그 공백이 고스란히 실수요자에게 전가된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인허가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면, 지역과 조건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시장이 정책을 따라가는 속도보다,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계약 만기가 더 빠르게 오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