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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행정심판위원회가 선주 23명의 계류장 이용 허가 갱신 신청 거부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선주들이 벌인 법적 공방이 일단락된 셈인데, 저는 이 소식을 접하면서 개발의 청사진 뒤편에서 조용히 밀려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행정심판, 결국 부산시 손을 들어주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법원이 한 차례 계고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켰던 터라, 행정심판도 선주들에게 어느 정도 유리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기대했거든요.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부산시 행정심판위원회는 마리나선박대여업협동조합 등 선주 23명이 제기한 청구를 전부 기각했습니다. 여기서 행정심판이란, 행정청의 처분에 불복하는 당사자가 법원에 가기 전에 행정 내부에서 먼저 위법·부당 여부를 다투는 절차입니다. 쉽게 말해 법원 소송보다 비교적 빠르고 비용이 낮은 권리구제 수단인데, 이번에는 그 관문도 선주들에게 열리지 않은 것입니다.
부산시는 지난해 말로 해상계류장 이용 허가 기간이 만료된 이후 연장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허가 기간이 지났음에도 잔류한 선박에 대해 자진 반출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행정대집행이란 행정청이 의무 불이행자를 대신해 강제로 의무를 이행하고 그 비용을 당사자에게 청구하는 제도입니다. 즉, 선박을 스스로 빼지 않으면 시가 직접 끌어내고 비용까지 물리는 강제 조치인 셈이지요.
대체 계류장 없는 대집행, 업계의 절박함
제가 직접 현장 분위기를 들여다보니, 선주들의 반발은 단순한 버티기가 아니었습니다. 요트업계가 가장 강하게 문제 삼은 건 대체 계류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허가 갱신을 거부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갈 곳을 마련해 주지도 않고 나가라는 셈이니, 업계 입장에서는 막막할 수밖에 없었겠지요.
계류장이란 선박을 일정 기간 정박·보관하는 시설로, 마리나(Marina)라고도 불립니다. 마리나란 요트·보트 등 레저 선박을 위한 항구 시설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계류 공간뿐 아니라 연료·정비·편의시설까지 포함합니다. 수영만요트경기장이 부산 해양 레저의 거점 역할을 해왔던 만큼, 이곳 마리나 인프라에 기대 생계를 이어온 영세 업체들에게 대체 시설 없는 퇴거 통보는 사실상 폐업 선고와 다름없었습니다.
처음엔 570여 척에 달했던 잔류 선박이 현재는 44척으로 줄었고, 그중 26척은 아직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출처: 뉴시스). 대다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진 이동했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26척은 그야말로 갈 곳 없는 배들이라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 당초 잔류 선박: 570여 척
- 현재 잔류 선박: 44척
- 현재 영업 중인 선박: 26척
- 10월 공사 착수 예정 (당초 계획 대비 약 4개월 지연)
법원 집행정지에서 행정심판 기각까지, 긴 싸움의 흐름
제 경험상 이런 공공 개발 사업에서 법적 다툼이 한 번에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지난 5월, 법원은 행정대집행이 이뤄질 경우 업체들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며 행정심판 재결이 나올 때까지 계고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켰습니다. 계고처분이란 행정대집행 전에 의무자에게 "기한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대신 집행하겠다"고 미리 알리는 사전 통지 절차입니다. 이 효력이 정지됐다는 건, 선주들이 한시적으로 숨을 돌릴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번 행정심판 기각으로 그 유예도 끝났습니다. 부산시는 잔류 선박을 대상으로 행정대집행 절차를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됐고, 본격적인 공사 착수 시점을 10월로 잡고 있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약 4개월 늦춰진 일정입니다.
다만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닙니다. 조합 측이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정지 처분 취소 소송은 현재 진행 중입니다. 영업정지 처분은 계류장 이용 허가 갱신 거부와는 별개의 처분인 만큼,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상황이 또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는 "본안 소송과 상관없이 10월부터 재개발 사업은 진행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출처: 뉴시스).
개발의 명분과 생존권 사이, 우리가 놓치는 것
저도 처음엔 부산시의 입장이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노후화된 수영만요트경기장을 현대적인 해양 레저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건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 분명 필요한 일이니까요. 해상계류장 이용 허가라는 것도 결국 기간이 정해진 행정적 허락이고, 그 기간이 끝나면 부산시가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것도 법적으로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직접 이 사안을 들여다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법리적으로는 적법하더라도, 충분한 대체 계류장 확보 없이 강행한 퇴거 절차는 영세 선주들의 생계를 사실상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공공 개발의 명분이 아무리 뚜렷해도, 그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이용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이주 대책과 사전 소통이 동반되지 않으면 소송전만 길어지고 사회적 비용만 쌓이게 됩니다.
그때 느낀 건,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성공하려면 착공일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분한 협의, 실효성 있는 대체 시설 마련, 그리고 밀어붙이기보다 한 발 먼저 내민 손 같은 것들이요. 이 사안이 남긴 숙제는 공사가 끝나도 한동안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 공사는 언제 시작되나요?
A. 부산시는 2025년 10월 본격적인 공사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약 4개월 늦춰진 일정인데, 이번 행정심판 기각으로 법적 걸림돌이 일단 해소된 만큼 일정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영업정지 취소 소송 등 본안 다툼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Q. 행정대집행이 실제로 이뤄지면 선주들은 어떻게 되나요?
A. 행정대집행이 실행되면 부산시가 잔류 선박을 강제로 이동시키고, 그 비용을 해당 선주에게 청구하게 됩니다. 현재 44척 가운데 26척이 영업 중이라 이들 업체는 영업 중단은 물론 상당한 비용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이게 가장 현실적으로 무거운 문제입니다.
Q. 이번 행정심판 결과가 나왔는데도 소송이 계속 이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A.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은 별개의 절차입니다. 이번 기각은 계류장 이용 허가 갱신 거부 처분에 관한 행정심판 결론이고, 조합 측이 제기한 영업정지 처분 취소 소송은 다른 처분을 다투는 별도의 본안 소송입니다. 처분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한쪽이 끝나도 다른 다툼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Q. 대체 계류장은 어디에 마련되어 있나요?
A.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 기준으로, 부산시가 구체적으로 어느 대체 계류장을 지정했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요트업계가 행정심판을 제기한 핵심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충분한 대체 계류장 확보 없이 허가 갱신을 거부했다"는 점이었던 만큼, 이 부분은 재개발 과정에서 부산시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결론
이번 행정심판 결과는 부산시의 수영만요트경기장 재개발에 법적 정당성을 한 층 더 쌓아주었습니다. 10월 착공을 향한 발걸음도 한층 빨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결과가 갈등의 완전한 종결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정지 취소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대체 계류장 문제는 아직 선명한 해답이 없습니다.
도시가 새로워지는 과정은 분명 필요하고, 그 방향 자체를 탓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밀려나는 영세 이용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배려 없이는, 완공 이후에도 씁쓸한 뒷맛이 남게 됩니다. 앞으로 부산시가 잔류 선박 처리와 영업정지 소송 과정에서 얼마나 유연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