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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통장을 만든 지 5년이 넘었는데도 서울 인기 단지는 넘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점이 30점대에 머물고 있었고, 주변에서도 "2030이 서울 청약 당첨되는 건 꿈 같은 얘기"라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아이돌 안유진이 90대 1 경쟁률을 뚫고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 청약에 당첨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도 처음엔 "어떻게?"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2023년부터 시행된 추첨제 덕분이었고, 그때서야 저는 청약 제도를 제대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추첨제가 생기기 전, 청약 가점제의 벽

일반적으로 청약은 열심히 준비하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2023년 이전까지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은 일반공급 물량 100%가 가점제로만 공급됐습니다. 청약 가점제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 세 가지 항목을 합산해 최대 84점 만점으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나이가 많고 가족이 많을수록 유리한 구조였습니다.

저처럼 결혼도 안 했고 무주택 기간이 5년 안팎인 30대 초반이라면 가점이 아무리 잘 나와도 40점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서울 인기 단지의 당첨 커트라인은 60점대 후반, 심한 경우 70점을 넘기기도 했으니까요. "어차피 안 되는 게임"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습니다.

청약통장을 바라보면서도 "이게 나한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만큼 가점제 중심의 구조는 청년 실수요자에게는 높은 벽이었습니다.

  • 무주택 기간 최대 32점 (15년 이상 거주 시)
  • 부양가족 수 최대 35점 (6명 이상 시)
  • 청약통장 가입 기간 최대 17점 (15년 이상 시)
요약: 가점제만 있던 시절, 2030 청년이 서울 인기 단지에 당첨되는 것은 구조적으로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추첨제 도입, 2030에게 열린 틈

국토교통부는 2022년 10월 청년·서민 주거 안정 대책을 발표하며 민영주택 청약제도를 개편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이 개편의 핵심은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 60㎡ 이하 물량의 60%, 60㎡ 초과 85㎡ 이하 물량의 30%를 추첨제로 공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추첨제란 가점 순서가 아니라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추첨 물량의 75%는 무주택 가구 구성원에게 우선 배정된다는 점입니다.

디에이치 방배의 경우 일반분양 650가구 중 215가구가 추첨제로 공급됐고, 약 5만 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90대 1을 기록했습니다. 안유진이 당첨됐다면 무주택 요건을 충족한 뒤 추첨 기회를 얻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령상 무주택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 점수도 낮을 테니 가점제로는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추첨제라고 해서 그냥 아무나 집어넣는 방식이 아니라,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먼저 기회를 주는 구조라는 걸 이번에야 제대로 파악했습니다. 무주택 요건만 갖추고 있으면, 청약 가점이 낮아도 서울 인기 단지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생긴 셈입니다.

요약: 2023년부터 시행된 추첨제로 무주택 청년도 가점 없이 서울 인기 단지에 당첨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마련됐습니다.

 

10억 시세차익의 이면, 제도의 빛과 그림자

디에이치 방배 전용 84㎡의 분양가는 19억 3950만~22억 4450만 원이었습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기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된 것입니다. 분양가상한제란 정부가 분양가의 최대치를 정해 주변 시세보다 낮게 공급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근 방배그랑자이 전용 84㎡는 올해 4월 31억 40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신축인 디에이치 방배는 이보다 더 높게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 구조가 청년 실수요자에게 기회를 준다는 건 분명히 긍정적입니다. 제 경험상 가점제만 있던 시절에는 "청약은 내 얘기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강했는데, 추첨제가 생기고 나서야 청약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10억 원대 시세 차익이 구조화된 '로또 청약'은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수십억 원대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가진 사람만이 실제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첨제 확대가 곧 '기회의 평등'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 진정한 주거 사다리를 위해서는 추첨제와 함께 분양가와 실거래가의 격차를 줄이고, 무주택 실수요자가 장기적으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공공주택 공급이 병행돼야 합니다. 당첨 확률을 높이는 것과 주거 안정을 실현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요약: 추첨제는 청년에게 기회를 열었지만, 막대한 시세차익이 고착화되는 구조는 진정한 주거 안정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청약 가점이 낮은 2030도 서울 아파트 청약에 당첨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2023년부터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 85㎡ 이하 물량에 추첨제가 도입됐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가점이 낮으면 서울 청약은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추첨제 물량에서는 무주택 요건과 청약통장 가입 요건만 갖추면 도전 기회가 생깁니다. 다만 추첨 물량의 75%는 무주택 가구 구성원에게 우선 배정되므로 무주택 여부가 핵심 조건입니다.

 

Q. 추첨제와 가점제, 어느 쪽에 청약하는 게 유리한가요?

A. 청약 가점이 50점 미만이라면 추첨제를 노리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이 길고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유리한 구조라 30대 초반 1인 가구라면 가점제로 서울 인기 단지를 당첨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본인의 가점 점수를 먼저 확인한 뒤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가 시세차익이 큰 이유가 뭔가요?

A. 분양가상한제는 정부가 분양가 상한선을 정해 주변 시세보다 낮게 공급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이 때문에 분양가와 실제 시세 사이에 처음부터 큰 차이가 생기고, 입주 후 시장 가격으로 거래되면 그 격차만큼 시세차익이 발생합니다. 디에이치 방배가 대표적인 사례로, 분양가 대비 10억 원 이상의 차익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Q. 청약통장은 언제부터 만들어야 하나요?

A. 빠를수록 유리합니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가점제에서 최대 17점까지 반영되고, 추첨제에서도 가입 요건을 충족해야 신청 자격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청약을 쓸 계획이 없더라도 가입만 해두면 기간이 쌓이므로, 사회초년생이라면 취업 직후 개설해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결론

추첨제 도입 이후 청약 시장의 구조가 달라진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가점제로만 획일화됐던 시절보다 지금이 2030 무주택자에게 조금 더 공정한 기회를 주고 있다는 건, 제가 직접 제도를 들여다보며 느낀 변화입니다. 디에이치 방배 사례처럼 청약 가점이 낮아도 무주택 요건을 갖추고 자금 조달 능력만 된다면 인기 단지 당첨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10억 원대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구조가 반복될수록, 청약이 '주거 안정 수단'이 아니라 '자산 증식 게임'으로 고착될 위험도 있습니다. 추첨제 확대에 만족하는 것을 넘어 공공주택 공급 확대, 분양가와 시세의 격차 축소 같은 근본적인 주거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청약에 도전하기 어렵더라도 청약통장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무주택 요건과 자금 계획을 함께 준비해 두는 것이 현실적인 첫걸음입니다.

참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64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