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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막히면 도로를 넓히면 된다고 생각하셨나요? 반포대로를 매일 지나쳐온 저는 그 상식이 틀렸다는 걸 몸으로 먼저 알았습니다.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이 제안한 우면~용산 지하도로 민간투자사업이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돌입했습니다. 도로를 땅 밑으로 내리고 지상은 공원으로 돌려주는, 발상의 전환이 서울 한복판에서 시작됩니다.

왜 지금 반포대로가 문제인가 — 배경
저는 출퇴근길마다 반포대로를 지납니다. 오전 여덟 시가 채 안 됐는데도 우면산터널 앞부터 한강대교 남단까지 차가 꽉 막혀 있는 광경은 이제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무감각해질 정도였습니다. 현재 이 구간의 하루 평균 차량 통행량은 11만 5,257대에 달합니다. 왕복 6~8차로를 가득 채운 숫자치고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차가 많다는 것이 아닙니다. 한강 이남에서 이북으로 넘어가는 광역 이동 수요가 이 한 줄기 도로에 집중된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성남~서초 고속도로'와 연결 고리가 없으니, 강남권 광역 교통망 자체가 병목 상태인 셈입니다.
이번 사업은 서초구 우면산터널 인근부터 용산구 동빙고동까지 약 5.4㎞ 구간에 왕복 4차로의 지하도로를 놓는 계획입니다. 지상의 반포대로 3.5㎞ 구간은 차로를 줄이고 보행 중심의 공원·녹지로 탈바꿈시킵니다. 도로 문제를 도로 확장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도로 자체를 지하로 내려보내는 방식입니다. 제가 처음 이 계획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막혀있는 길 위에 공원이 생긴다는 상상을 현실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요.
- 사업 구간: 서초구 우면산터널 인근 ~ 용산구 동빙고동 (약 5.4㎞)
- 현재 하루 통행량: 11만 5,257대 → 사업 후 5만 4,696대로 감소 전망
- 지상 반포대로 3.5㎞ 구간: 차로 축소 후 보행 중심 공원·녹지로 전환
- 성남~서초 고속도로 등과 연계 시 한강 이남~이북 광역망 확충
사업 구조를 뜯어보면 — 핵심분석
이 사업의 추진 방식은 BTO(Build-Transfer-Operate)입니다. BTO란 민간 사업자가 시설을 짓고(Build), 완공 후 소유권을 국가나 지자체에 넘긴 뒤(Transfer), 일정 기간 직접 운영하며(Operate) 통행료 수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민간이 돈을 대고 짓되, 다 지으면 소유권은 공공에 귀속되고 운영권만 일정 기간 유지하는 구조입니다.
총사업비는 7,821억 원이며, 이 중 7,366억 원을 민간이 부담합니다. 주간사는 포스코이앤씨(지분 20%), 재무적 투자자는 칸서스자산운용(지분 80%)입니다. 운영법인인 SPC(특수목적법인)가 앞으로 40년간 이 도로를 운영하며 통행료 수익으로 투자비를 회수합니다. 여기서 SPC란 특정 사업만을 위해 설립하는 별도 법인으로, 모회사의 재무 위험과 사업 위험을 분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 사업은 두 가지 절차를 동시에 밟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민자적격성조사와, 서울시가 고시한 전략환경영향평가(SEA)입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SEA)란 사업 실행 전 대기질, 수질, 소음·진동, 생태계, 교통체계 등 환경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종합 검토하는 제도를 뜻합니다. 통상적으로는 민자적격성조사가 먼저이지만, 서울시의 추진 의지가 확고해 두 절차를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한국개발연구원(KDI)).
제 경험상 이런 대형 민자사업은 절차가 길어질수록 사업 자체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략환경평가와 민자적격성조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점이 예전과 다릅니다. 서울시가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한편 금호건설이 제안한 '경부고속도로~올림픽대로 지하도로 민자사업'도 현재 PIMAC에서 민자적격성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양재~한남 구간을 지하화하는 이 사업 역시 2029년 착공이 목표입니다. 서울시가 도로 지하화 민자사업 두 건을 동시에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흐름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서울 교통 정책의 전환점으로 읽힙니다.
2029년 착공까지 뭘 봐야 하나 — 전망
로드맵을 보면 올 4분기 안에 민자적격성조사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후 제3자 공고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내년 하반기로 보고 있으며, 실시협약 체결과 실시설계까지 완료되면 2029년 착공, 2033년 개통이 목표입니다. 지상 공원화 사업은 지하도로 개통 이후 단계적으로 추진됩니다.
제가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통행료 부담입니다. BTO 방식에서 40년이라는 운영 기간은 짧지 않습니다. SPC가 이 기간 동안 수익을 확보하려면 통행료가 어느 수준으로 책정될지가 핵심 변수입니다. 공공성을 확보하면서도 민간 투자자의 수익성을 맞춰야 하는 딜레마는 민자사업의 고전적인 난제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투명한 사후 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민들이 체감하는 혜택은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동시에 기대되는 부분도 분명합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도심 도로 지하화는 지상 녹지 확충을 통해 도시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출처: 서울연구원). 반포대로 상부가 공원으로 바뀐다면 강남과 용산을 잇는 녹지 축이 하나 더 생기는 셈입니다. 아스팔트와 배기가스 냄새 대신 나무 그늘이 들어선 반포대로를 걷는 날이 오면, 솔직히 그 변화는 제가 기대하는 것 이상일 것 같습니다.
물론 2029년 착공까지 공사 구간 인근 주민들의 소음·진동 피해, 우회 교통 혼잡, 지하 장거리 도로의 안전 관리 방안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대규모 토목 공사 특성상 환경 파괴 우려도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지금 진행 중인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이런 우려를 얼마나 촘촘하게 짚어내느냐가 사업의 사회적 수용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우면~용산 지하도로 개통되면 반포대로 통행료 내야 하나요?
A. 지하도로 구간은 BTO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되기 때문에 통행료가 부과됩니다. 현재 정확한 요금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실시협약 체결 과정에서 구체적인 금액이 정해질 예정입니다. 기존 반포대로 지상 구간은 무료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므로,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착공 전까지 반포대로 공사로 교통 통제가 생기나요?
A. 현재는 전략환경영향평가와 민자적격성조사 단계이므로 도로 공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착공 목표인 2029년 이전까지는 실시설계 단계가 진행되며, 본격적인 교통 영향은 착공 이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사 중 교통 관리 계획은 실시협약 단계에서 구체화됩니다.
Q. 반포대로 지상이 공원으로 바뀌면 기존 상가나 건물은 어떻게 되나요?
A. 이번 계획은 반포대로 도로 구간 자체를 공원·녹지로 재구성하는 내용으로, 인접 건물이나 상가 부지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공원화로 인한 보행 환경 개선은 주변 상권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설계 방향은 이후 실시설계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민자적격성조사가 뭔가요, 왜 중요한가요?
A. 민자적격성조사란 KDI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가 특정 사업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공공 재정 대비 효율적인지 검토하는 절차입니다. 쉽게 말해 '세금으로 짓는 것보다 민간 돈으로 짓는 게 더 낫냐'를 따지는 관문입니다. 이 조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전면 재검토될 수 있어, 사실상 사업 추진의 핵심 분기점입니다.
결론
우면~용산 지하도로 사업은 단순히 도로를 하나 더 뚫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반포대로라는 서울의 핵심 간선도로를 지하로 내리고, 그 자리에 시민의 공간을 돌려주는 도시 구조 자체의 변화입니다. 제가 매일 막혀서 지나쳤던 그 길이 언젠가 나무가 늘어선 산책로가 된다는 상상은, 가능성만으로도 꽤 설레는 일입니다.
다만 BTO 방식 특성상 40년의 운영 기간 동안 통행료 수준과 공공성 유지 여부는 지속적으로 감시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지금 진행 중인 전략환경영향평가와 민자적격성조사 결과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첫 번째 일입니다. 2029년 착공 전까지 남은 절차를 눈여겨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5061314250475908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