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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하면 언젠가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말, 정말 믿으셨습니까? 저도 그 말을 믿고 디딤돌 대출 조건을 꼼꼼히 따졌습니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이 12억 5500만 원을 넘어선 지금, 대출 가능한 주택가격 상한은 여전히 5~6억 원 언저리에 묶여 있었습니다. 정책이 현실을 10년 넘게 외면하는 동안, 청년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조용히 소멸되고 있습니다.

 

디딤돌대출, 서울에서는 처음부터 작동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디딤돌 대출이 청년 주거 문제의 안전망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조건을 확인해 보니, 서울에서는 애초에 해당 상품이 작동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디딤돌 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주택도시기금 수요자 대출 상품입니다. 쉽게 말해 정부가 저금리로 내 집 마련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인데, 문제는 대출이 가능한 주택가격에 상한이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 디딤돌 기준으로 5억 원, 신혼부부·다자녀 기준 6억 원, 신생아 기준 9억 원이 한도입니다.

그런데 KB부동산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12억 5500만 원입니다. 서울 아파트의 절반이 이 가격을 넘는다는 의미인데, 정책 대출로 접근할 수 있는 매물은 이미 시장에서 거의 사라진 셈입니다. 실제로 6억 원 이하 서울 아파트는 이제 통계 속 숫자에 가까운 수준이 됐습니다.

더 씁쓸한 사실은 이 기준이 개선은커녕 후퇴했다는 점입니다. 디딤돌 대출이 처음 출시된 2014년만 해도 주택가격 상한이 6억 원이었는데, 2017년에 오히려 5억 원으로 낮아졌습니다. 그 사이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4억 7400만 원에서 12억 5500만 원으로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집값은 하늘을 뚫었는데, 정책은 땅 아래로 내려간 꼴입니다.

  • 일반 디딤돌 대출 주택가격 상한: 5억 원 (2017년 이후 오히려 인하)
  • 신혼·다자녀 디딤돌 대출 주택가격 상한: 6억 원
  •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2025년 6월): 12억 5500만 원 (출처: KB부동산)
  • 대출실행액 감소율(2024년 7월~2025년 5월 대비): 37.4% 감소
요약: 디딤돌 대출 주택가격 상한은 10년간 그대로이거나 후퇴한 반면, 서울 집값은 3배 올라 정책 대출이 서울에서 사실상 무력화됐습니다.

 

주거사다리가 무너지는 동안, 대출 한도는 또 줄었다

정책 대출이 집값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문제인데, 설상가상으로 지난 6·27 대출 규제 이후 한도가 또 줄었습니다. 제가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가계부채 관리라는 명분으로 정책 대출마저 조이다니, 정작 피해를 보는 건 시장을 교란한 투기 세력이 아니라 처음으로 집을 사려는 청년들이라는 사실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규제 이후 디딤돌 대출 한도는 신혼 기준 4억 원에서 3억 2000만 원으로, 생애최초·청년 기준 3억 원에서 2억 4000만 원으로 낮아졌습니다.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야 할 버팀목 대출도 마찬가지입니다. 버팀목 대출이란 전월세 보증금을 저금리로 지원하는 정책 상품을 말하는데, 수도권 기준 전세보증금 상한이 최대 6000만 원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일반·청년의 경우 전세보증금 상한이 3억 원에 그칩니다.

그런데 KB부동산 자료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6억 1333만 원입니다. 버팀목 대출 상한의 두 배가 넘는 금액입니다. 전세 지원 상품을 써도 나머지 절반 이상은 본인이 채워야 한다는 뜻인데, 기존 자산이 없는 청년에게 이건 사실상 공허한 혜택에 불과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계를 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버팀목 대출 실행액은 8조 734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2.3%나 줄었습니다(출처: 주택도시보증공사). 대출을 받지 않은 게 아니라, 받을 수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정책 상품인 '미리내집' 청약 경쟁률이 규제 발표 후 64.3대 1에서 39.7대 1로 뚝 떨어진 것도 그 방증입니다.

요약: 6·27 규제로 디딤돌·버팀목 대출 한도가 동시에 줄면서, 서울 전세·매매 시장 모두에서 정책 대출의 실효성이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자산격차를 막으려면 '다른 방식의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내 집 마련은 저축→대출→매수의 순서로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지금 서울에서 그 공식은 이미 오래전에 깨졌습니다. 아무리 대출 조건을 살펴봐도 결국 수억 원의 자기 자본이 없으면 첫 발을 내딛을 수조차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단순히 대출 한도를 조금 높이는 방식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결국 또 같은 자리를 맴돌게 됩니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내 집 마련 문턱 자체를 낮추는 공급 구조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거론되는 대표적인 모델이 세 가지입니다.

토지임대부 주택이란 토지는 국가나 공공기관이 소유하고 건물만 개인이 취득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땅값을 제외한 금액으로만 집을 살 수 있어 초기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이익공유형 주택은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받되, 나중에 집을 팔 때 발생하는 시세차익의 일부를 공공에 반환하는 방식입니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처음부터 집 전체를 사는 게 아니라 지분을 조금씩 쌓아가는 방식으로, 한 번에 목돈이 없어도 장기간에 걸쳐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나눔형 뉴홈이 이러한 방향의 시도였습니다. 시세 70% 수준 분양가에 최대 80%를 연 1.9~3.0% 저리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최근 전용 모기지 조항을 삭제해 논란이 됐고, 결국 국토부가 다시 지원 방침을 밝혔지만 금리와 만기 같은 핵심 조건은 아직도 미정입니다. 제 생각에 이건 정책 신뢰의 문제입니다. 사전청약자들이 계획을 세웠다가 규칙이 중간에 바뀌는 경험을 반복하면, 아무리 좋은 제도를 내놓아도 참여 자체를 꺼리게 됩니다.

집을 살 기회를 막으면 자산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이미 집을 가진 세대와 그렇지 못한 청년 세대 사이의 자산 불균형은 지금도 심각한데, 정책마저 그 격차를 방치한다면 결국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됩니다.

요약: 대출 한도 조정 같은 미봉책보다 토지임대부·이익공유형·지분적립형 주택처럼 초기 비용 부담을 근본적으로 낮추는 공급 구조 전환이 자산격차 해소의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서울에서 디딤돌 대출로 아파트 살 수 있나요?

A.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일반 디딤돌 대출의 주택가격 상한이 5억 원인데, 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12억 5500만 원을 넘습니다. 이 가격대 이하 서울 아파트는 이미 시장에서 거의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서울 외곽 지역의 소형 빌라나 구축 등 일부 매물을 제외하면 사실상 해당 상품의 활용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Q. 6·27 대출 규제로 버팀목 대출은 얼마나 줄었나요?

A. 6·27 규제 이후 버팀목 대출 수도권 전세보증금 상한이 최대 6000만 원가량 줄었습니다. 일반·청년 기준 3억 원, 신혼부부·다자녀 기준 4억 원이 한도인데,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6억 1333만 원)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일반적으로 버팀목 대출이 전세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서울 기준으로는 체감 효과가 극히 낮습니다.

 

Q. 지분적립형 주택이랑 이익공유형 주택, 뭐가 다른 건가요?

A. 지분적립형 주택은 집 전체를 한꺼번에 사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에 걸쳐 지분을 조금씩 사들이는 방식입니다. 초기 목돈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익공유형 주택은 처음부터 시세보다 싸게 분양받되, 나중에 처분 시 발생하는 시세차익 일부를 공공과 나누는 구조입니다. 둘 다 초기 비용을 낮춰 내 집 마련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취지지만, 적용 방식과 수익 귀속 구조가 다릅니다.

 

Q. 나눔형 뉴홈 전용 모기지는 결국 어떻게 됐나요?

A. 정부가 약속했다가 삭제해 논란이 됐고, 이후 국토부가 지원 방침을 다시 밝혔습니다. 하지만 금리와 만기 등 핵심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사전청약자 입장에서는 처음 약속된 조건을 믿고 계획을 세웠는데 중간에 규칙이 바뀐 셈이라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지금의 정책 대출은 집값이 3배 오르는 동안 제자리를 맴돌거나 오히려 후퇴했습니다. 디딤돌·버팀목 대출 모두 서울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큰 데다, 6·27 규제로 한도까지 줄어들며 청년층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완전히 방치된 상황입니다.

제 생각에 지금 필요한 건 대출 한도를 몇천만 원 올리는 수준의 손질이 아닙니다. 토지임대부 주택, 이익공유형 주택, 지분적립형 주택처럼 초기 비용 구조 자체를 다르게 설계하는 방향으로 공급 정책이 전환돼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약속한 조건을 중간에 바꾸지 않는 신뢰 가능한 정책 집행이 병행돼야 합니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청년이라면, 지금 당장 정부 정책 변화와 공급 모델 다양화 흐름을 함께 주시하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640006645512880&mediaCodeNo=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