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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짜리 아파트가 '초고가'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 믿어지시나요? 올해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가 31억원에 손바뀜되면서 이른바 '국민평형'이 30억원 선을 넘어섰습니다. 저도 처음 그 뉴스를 봤을 때 멍했습니다. 이제 어디서부터가 초고가인지, 정부도 기준을 못 잡고 있는 형국입니다.

30억이 '초고가'라는 믿음, 숫자로 검증해 보면
일반적으로 30억 원짜리 아파트라고 하면 극소수 부자들의 얘기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그 전제가 흔들립니다. 부동산R114가 올해 7월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시세를 전수 분석한 결과, 30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무려 16만 6,403가구로 서울 전체 아파트의 11.3%에 달했습니다(출처: 파이낸셜뉴스). 서울 아파트 10채 중 1채가 여기에 해당한다는 뜻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강남권 얘기만은 아닙니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가 34억 6,000만원,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84㎡가 63억원에 거래됐고, 영등포구에서만도 30억 초과 아파트가 7,308가구입니다. 제가 눈여겨보던 성동구와 광진구에도 각각 2,732가구, 1,261가구가 분포해 있습니다. 강남권 밖에서만 1만 7,465가구, 전체 30억 초과 아파트의 10.5%가 강남 외 지역에 퍼져 있습니다.
반면 기준을 50억원으로 높이면 그림이 확 달라집니다. 서울 전체에서 2만 9,969가구, 전체의 2.0%에 불과하고 그중 95.4%가 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 네 곳에 집중됩니다. 이 경우 사실상 '강남세(江南稅)'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강남세란 세금 부담이 특정 지역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만 집중되어 전국적 조세 형평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쓰이는 표현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초고가 1주택 보유 부담 강화 필요성을 언급한 뒤, 생중계 즉석 의견조사에서 30억원을 꼽은 응답이 많자 "30억 정도는 좀 가혹하다"고 직접 반응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를 근거로 40억~50억원 안팎이 실제 논의 기준선이 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 50억원 초과 기준: 서울 아파트 2만 9,969가구(2.0%), 강남3구·용산 95.4% 집중 → 사실상 강남세
- 40억원 초과 기준: 6만 8,879가구(4.7%), 역시 강남3구·용산 95.1% 집중
- 30억원 초과 기준: 16만 6,403가구(11.3%), 강남 외 지역 10.5% 포함 — 과세 대상 5.6배 급증
과세형평성과 장기보유특례, 두 가지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이번 논의의 출발점은 과세형평성(課稅衡平性)입니다. 쉽게 말해, 같은 세금 제도 안에서 납세자가 처한 경제적 상황에 걸맞게 공평하게 부담을 지우는 원칙입니다. 현행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1세대 1주택자에게 공시가격 기준 12억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합니다. 종합부동산세란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부동산 보유자에게 매년 부과하는 국세로, 부동산 투기 억제와 자산 불평등 완화를 목적으로 합니다(출처: 국세청).
문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주택을 여러 채 쌓은 다주택자와, 수십억~100억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 한 채를 오래 보유한 1주택자 사이의 세 부담 역전 현상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다주택자보다 1주택 실거주자가 더 유리한 구조라는 점이 제도 설계의 아이러니로 작동해 온 셈이니까요.
여기서 장기보유특례(長期保有特例)가 핵심 쟁점으로 등장합니다. 장기보유특례란 고령자·장기보유 요건을 충족한 1주택자에게 종부세 세액의 최대 80%까지 공제해주는 제도입니다. 덕분에 수십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은퇴 노인도 실제 납부 세액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집값이 오른 건 본인 의지가 아니었는데, 세금 폭탄을 맞는 것은 가혹하다는 논리가 여기서 나옵니다.
제가 직접 주변 사례를 살펴보니, 이 문제는 단순히 '부자 과세'로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30년 넘게 한 동네 살다가 집값이 수십억원이 된 70대 1주택 실거주자와, 투기 목적으로 강남 고가 아파트를 사들인 자산가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고종완 원장도 "소득이 없는 고령층이 장기간 실거주한 주택에 대해서는 유예나 예외를 두는 등 조세 부담 능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초고가 기준을 40억~50억원으로 설정하더라도, 장기보유특례를 일부 조정하거나 고령 실거주자에게 납부 유예(과세이연) 방식을 도입하는 방향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과세이연이란 납세 의무는 유지하되 주택 처분 시점까지 실제 납부를 미뤄주는 제도로, 현금 흐름이 없는 고령자의 조세 저항을 줄이면서도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절충안입니다. 기준선만 높이고 보완 장치가 없으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소송과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초고가 보유세 기준선이 30억원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나요?
A. 30억원 기준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국무회의에서 "30억은 좀 가혹하다"고 반응했고, 시장에서는 40억~50억원 안팎이 검토 기준선으로 거론됩니다. 다만 정치적 협의 과정에서 기준이 달라질 수 있어 확정 전까지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Q. 종합부동산세 1주택자 공제는 지금 얼마인가요?
A. 현행 종합부동산세는 1세대 1주택자에게 공시가격 기준 12억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합니다. 여기에 고령자·장기보유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세액의 최대 80%까지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어, 실제 납부 세액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일반적으로 고가 1주택자가 다주택자보다 세 부담이 가볍다는 지적이 이 구조에서 비롯됩니다.
Q. 강남 외 지역 30억원 아파트도 초고가 보유세 대상이 되나요?
A. 기준선이 30억원으로 설정될 경우 강남권 밖에서만 1만 7,465가구가 포함됩니다. 영등포구, 양천구, 성동구, 광진구 등 서울 전역의 주요 단지가 대상에 들어오게 됩니다. 제 경험상 이 지역들은 투기 수요보다 실거주 비중이 높은 곳이라, 기준을 낮게 잡을수록 조세 저항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Q. 고령 장기보유 1주택자는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나요?
A. 현재는 종부세 세액의 최대 80% 공제가 있지만, 초고가 보유세가 강화되면 이 공제 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납부 유예(과세이연) 제도, 즉 주택 처분 시점까지 세금 납부를 미뤄주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아직 구체적인 보완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결론
정리하면, 초고가 1주택 보유세 강화는 방향 자체는 옳습니다. 다주택자와 초고가 1주택자 간 과세형평성 불균형은 오래된 문제였고, 언젠가는 손봐야 할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기준선을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정책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50억원이면 사실상 강남세, 30억원이면 서울 아파트 10채 중 1채를 건드리는 광범위한 증세가 됩니다.
제가 우려하는 건 속도입니다. 기준선 논의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보완 장치, 즉 장기보유특례 재설계나 고령 실거주자 과세이연 같은 세부 장치가 뒤늦게 따라오거나 누락될 수 있습니다. 촘촘한 제도 설계 없이 숫자 하나만 바꾸는 방식은 또 다른 혼란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구체적인 정부 발표가 나오면 공시가격 기준과 실거래가 기준 중 어느 쪽을 쓰는지, 장기보유특례 조정 여부를 함께 확인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