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 정확히는 2012만 명이 토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통계가 집계된 이래 처음으로 2000만 명을 돌파한 수치입니다. 숫자만 보면 자산 소유의 저변이 넓어진 것 같지만, 저는 이 통계를 보자마자 왠지 모를 씁쓸함이 먼저 밀려왔습니다. 소유자는 늘었는데 면적은 줄었고, 그 땅의 절반 이상은 60대 이상의 손에 쥐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유자 2000만 명 돌파, 그런데 왜 반갑지 않을까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말 기준 토지 소유 현황 통계'에 따르면, 개인 토지 소유자는 2012만 명으로 전년 대비 47만 명(2.4%) 증가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2022년 1877만 명에서 3년 만에 135만 명이 늘어난 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게 있습니다. 소유자 수는 분명히 늘었는데, 개인이 보유한 전체 토지 면적은 4만 6127㎢로 전년보다 131㎢ 감소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한 사람이 가진 평균 지분이 그만큼 얇아졌다는 겁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좁은 땅을 나눠 갖는 구조, 저는 이 현상을 '자산 파편화'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자산 파편화란 하나의 자산이 소액 지분 형태로 다수에게 쪼개지면서, 실질적인 자산 가치나 활용 가능성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제 주변에서도 이런 사례를 직접 겪어보니 꽤 흔한 일이었습니다. 부모님 세대의 농지나 임야가 자녀 여럿에게 상속되면서 1인당 수십 평짜리 지분으로 나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그 지분으로는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소유자 숫자가 늘었다는 통계의 이면이 이렇게 생겼을 수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 2025년 말 개인 토지 소유자: 2012만 명 (사상 최초 2000만 명 돌파)
- 전년 대비 소유자 증가: 47만 명(+2.4%)
- 개인 보유 토지 면적: 4만 6127㎢ (전년보다 131㎢ 감소)
- 지목별 비중: 임야 57.6% → 농경지 34.4% → 대지 5.8% 순
60대 이상이 땅의 절반을 쥔 고령화 현실
연령대별 토지 소유 현황을 보면 숫자가 더 선명하게 말을 합니다. 60대가 1만 3860㎢(30.0%), 70대가 1만 141㎢(22.0%)를 보유해, 60대 이상만 합쳐도 전체 개인 소유 토지의 절반을 훌쩍 넘습니다. 게다가 70대 이상의 보유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는 반면, 50대 이하 비율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토지 자산의 세대 간 편중'이라는 개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대 간 편중이란 특정 세대에 자산이 집중되면서, 다른 세대로의 이전이 상속·증여 외에는 사실상 막힌 구조를 의미합니다.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와 경쟁을 통해 자산을 취득할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다는 이야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토지라는 가장 원초적인 실물 자산이 이 정도로 특정 세대에 굳어져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단순히 "열심히 모으면 된다"는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구조입니다. 50대 이하가 토지를 살 엄두를 내기 어려운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진입 장벽 자체가 다른 세대와는 달라진 탓이 크기 때문입니다.
법인·비법인까지 더하면 더 좁아지는 자산 격차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법인이 보유한 토지 면적은 7463㎢로 전년보다 59㎢(0.8%) 증가했습니다. 종중·종교단체 같은 비법인 단체가 보유한 면적도 7823㎢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출처: 조선일보). 특히 비법인 보유 토지 중 임야 비중이 무려 92.4%에 달하는데, 이런 땅은 대부분 오랜 기간 특정 집단이 대물림하며 관리하는 자산입니다.
용도지역별 통계에서도 흥미로운 점이 보입니다. 용도지역이란 토지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법적으로 구분한 것으로, 주거지역·상업지역·농림지역 등으로 나뉩니다. 법인과 비법인 모두 농림지역 보유 비중이 가장 높은데, 농림지역은 개발 제한이 강해 일반 개인이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런 땅들이 기관이나 단체에 묶여 있는 동안, 개발 가능한 실수요 토지는 더 희소해집니다.
제가 직접 관심을 가지고 찾아봤는데, 실제로 청년층이나 3040 세대가 순수하게 자기 소득으로 토지를 매입한 사례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상속이나 증여 없이, 임야도 농경지도 아닌 대지를 자력으로 취득하는 일은 점점 소수의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공시지가(公示地價)—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토지의 기준 가격—가 매년 오르는 상황에서, 매입 여력 자체가 세대별로 이미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토지 소유자가 2000만 명을 넘었다는데,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땅을 가진 건가요?
A. 주민등록 인구 5112만 명 중 2012만 명이 토지를 보유하고 있으니 비율로는 약 39.4%입니다. 10명 중 4명 수준이라 절반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게다가 1인당 평균 면적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서, 소유자 수 증가가 곧 자산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Q. 개인이 가진 토지 중 왜 임야 비중이 가장 높은 건가요?
A. 개인 보유 토지 중 임야가 57.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임야는 대체로 산지나 숲으로 된 땅입니다. 도심 대지나 농경지에 비해 가격이 낮아 오래 전부터 소규모로 보유해온 경우가 많고,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그대로 이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적 활용도보다 보유 자체에 의미를 두는 땅이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Q. 70대 이상 고령층의 토지 보유 비율이 계속 늘어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A. 토지 같은 실물 자산이 고령층에 집중되면, 시장 유통이 줄어들어 젊은 세대가 정상적인 경로로 자산을 취득하기 어려워집니다. 상속·증여 중심의 세대 이전이 반복될수록 자산 불평등은 구조화되고, 근로소득만으로 실물 자산을 형성하는 사다리는 점점 가팔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Q. 법인이 토지를 많이 보유하는 게 왜 문제인가요?
A. 법인 보유 토지는 개인 실수요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형태로 묶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농림지역이나 임야 중심의 보유는 개발 제한이 강해 시장에 공급으로 나오지 않고 장기 보유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실수요자가 원하는 토지의 공급은 줄어들고, 가격 부담은 커질 수 있습니다.
결론
토지 소유자가 20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숫자는 분명 의미 있는 지표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개인 보유 면적은 줄었고, 60대 이상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쥐고 있으며, 50대 이하의 비중은 해마다 작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게 단순한 인구 고령화의 반영이 아니라, 자산 접근 기회 자체가 세대에 따라 다르게 주어지는 구조적 문제라고 봅니다.
정부가 양적 지표인 소유자 수 증가에 안도할 것이 아니라, 토지 보유세 체계와 상속·증여세 제도를 포함한 조세 귀착(稅負擔 歸着)—세금 부담이 실제로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분석하는 개념—까지 고려한 자산 분배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아직 토지 자산이 없는 분이라면, 지금 당장 매입을 고려하기보다 공시지가 변동 추이와 용도지역 규제 흐름을 꾸준히 살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현실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chosun.com/economy/real_estate/2026/07/29/PESOU3754BELTNAY64RDBHMGN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