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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빌라 매입이라는 선택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값이 제 예산의 두 배를 훌쩍 넘어버리고, 청약 당첨 가점은 쌓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자, 자양동 재개발 구역 빌라 매물을 검색하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올해 1~5월 20~40대의 서울 비아파트 매입 건수가 2년 전 같은 기간 대비 95% 급증했다는 수치는, 저처럼 고민하던 수만 명이 결국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비아파트 매입 급증, 숫자가 말하는 것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20대 이하~40대의 서울 비아파트 매입 건수는 1만 1,252건으로 집계됐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2년 전 같은 기간의 5,769건과 비교하면 95% 급증한 수치이고, 불과 1년 전인 2024년 같은 기간의 6,821건과 견줘도 65%나 늘었습니다. 특히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의 증가율이 3년 누적 기준 120%로 가장 높았는데, 결혼과 독립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생애 주기상 가장 절박한 시점이라는 점이 숫자에 그대로 반영된 것입니다.

여기서 비아파트란 빌라(다세대·연립주택), 다가구주택, 단독주택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오피스텔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비아파트는 환금성이 낮고 관리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정비사업 구역 안에 있는 매물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거든요. 재개발이 완료되면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주거 목적이 아닌 자산 형성 수단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매수세가 집중되는 지역도 뚜렷합니다. 모아타운이 활발하게 추진 중인 광진구 자양동·구의동, 재개발 기대가 큰 동작구 흑석동, 중랑구 면목동 등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모아타운이란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을 묶어 하나의 정비구역처럼 개발하는 방식으로, 쉽게 말해 낡은 빌라 밀집 지역을 블록 단위로 묶어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입니다. 저도 자양동 일대 매물을 직접 발품 팔아 살펴봤는데, 이미 프리미엄이 꽤 붙은 매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 2025년 1~5월 20~40대 서울 비아파트 매입: 1만 1,252건 (2년 전 대비 +95%)
  • 30대 증가율이 연령대 중 가장 높음: 3년 누적 +120%
  • 매수 집중 지역: 광진구 자양동·구의동, 동작구 흑석동, 중랑구 면목동
  • 모아타운·재개발 등 정비사업 구역 내 매물에 수요 집중
요약: 2년 새 95% 급증한 MZ세대의 서울 비아파트 매입은 무작위 선택이 아니라, 정비사업 구역을 겨냥한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입니다.

 

몸테크의 현실과 그 이면

몸테크란 말 그대로 몸으로 버티며 자산을 불리는 전략을 뜻합니다. 부동산 맥락에서는 낡고 불편한 주거 환경을 감수하면서 정비사업 완료 후 새 아파트 입주권을 받는 방식을 가리키는데,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내집마련 경로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10~15년을 버티면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30대를 중심으로 매입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출처: 주택산업연구원).

이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좀 더 복잡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사업 인가부터 착공, 입주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됩니다. 여기서 정비사업이란 노후 주거지를 철거하고 새 건물로 바꾸는 사업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관리처분계획 인가·이주·철거·착공·준공의 단계를 모두 거쳐야 합니다. 이 긴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되거나 구역 해제로 무산되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찾아보니, 10년 넘게 재개발 지정이 유지되다가 결국 해제된 구역의 빌라 주민들은 프리미엄을 얹어 산 매입가에서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흐름을 단순히 무모한 도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데다, 분양 기회가 자신에게까지 돌아올 것 같지 않다는 현실감 앞에서 젊은 세대가 선택할 수 있는 경로 자체가 지나치게 좁습니다. 아파트를 살 수 없으니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있는 빌라를 산다는 논리는, 비뚤어진 시장에 대한 적응이지 개인의 탐욕이 아닙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권리가액 산정 방식이나 비례율 같은 핵심 개념을 반드시 이해하고 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비례율이란 정비사업 후 분양 수익에서 총 사업비를 뺀 값을 기존 토지·건물 평가액으로 나눈 수치로, 이 값이 낮으면 조합원이 추가 분담금을 더 많이 내야 합니다.

요약: 몸테크는 절박한 현실의 산물이지만, 정비사업의 긴 불확실성과 비례율·권리가액 같은 핵심 변수를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뛰어들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개발 구역 빌라를 사면 무조건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입주권을 받으려면 관리처분계획 기준일 이전에 매입하고, 권리가액이 최소 분양 단위 이상이어야 하는 등 조건이 붙습니다. 구역이 해제되거나 사업이 무산되면 아파트 입주권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Q. 모아타운과 일반 재개발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일반 재개발은 단일 대규모 정비구역을 대상으로 하지만, 모아타운은 소규모 필지 여러 개를 블록 단위로 묶어 함께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규모가 작아 사업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주민 합의가 어려워 지연되는 사례도 있어 일률적으로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Q. 전세 사기 우려가 있는데, 정비구역 빌라는 매매가 낫나요?

A. 전세 사기 위험을 피하고 싶다면 매매가 분명히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정비구역 빌라 매매 역시 권리 관계가 복잡할 수 있어, 등기부 열람과 조합 설립 인가 여부 확인은 필수입니다. 전문 법무사나 정비사업 전문 공인중개사의 도움을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Q. 비례율이 낮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A. 비례율이 낮다는 것은 사업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조합원이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추가 분담금을 더 많이 납부해야 합니다. 심한 경우 권리가액보다 분양가가 훨씬 높아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 추가 부담이 생길 수 있으므로, 매입 전 해당 구역의 추정 비례율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결론

2년 새 95%라는 숫자는 통계가 아니라 절박함의 기록입니다. 서울 아파트 진입이 막힌 30대가 10~15년을 내다보며 낡은 빌라에 짐을 푸는 현실은, 주거 안정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떠넘긴 구조적 문제의 결과물이라고 봅니다. 몸테크가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 잡은 지금, 이 선택이 옳고 그르다를 따지기에 앞서 실수요자가 접근 가능한 도심 내 주택 공급이 늘어나지 않으면 이 흐름은 더 거세질 것입니다.

만약 지금 정비사업 구역 비아파트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해당 구역의 사업 단계·비례율 추정치·조합 설립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희망을 사는 것과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fnnews.com/news/202607061822164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