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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이 정도일 줄 몰랐습니다. MZ세대(20~39세) 순유입 인구의 무려 90.9%가 수도권 3곳에 집중됐다는 통계를 처음 접했을 때, 숫자가 틀린 건 아닌지 두 번 확인했을 정도입니다. 주변 동료들이 하나둘 경기도로, 서울로 떠나는 걸 지켜봤지만, 막상 수치로 보니 지방 청년 공동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K자 양극화, 청년들은 왜 수도권과 충청권으로만 향하는가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토대로 민선 8기 지방정부 임기인 2022년 7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약 4년간의 국내 인구 순이동을 분석한 결과, MZ세대가 순유입된 광역자치단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단 7곳에 불과했습니다(출처: 경향신문). 경기(10만 5,785명), 서울(6만 6,561명), 인천(4만 4,976명), 그리고 충남·세종·대전·충북 등 충청권 4곳이 전부였습니다.
여기서 'K자형 양극화'란 하나의 지표가 두 개의 상반된 방향으로 동시에 갈라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인구 지도에 대입하면, 수도권과 일부 거점 도시는 청년이 계속 유입되는 반면 나머지 지역은 가파르게 비어가는 구조입니다. 저는 이 개념을 접하기 전까지는 단순히 "서울만 사람이 몰린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실제로 데이터를 보니 문제의 결이 훨씬 복잡했습니다.
특히 서울은 전체 연령층 기준으로 13만 6,182명이 순유출되어 전국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MZ세대만 따로 보면 6만 6,561명이 오히려 순유입됐습니다. 중장년층과 가구 단위 인구는 높은 주거 비용에 밀려 외곽으로 나가는 반면, 청년들은 취업과 학업 기회를 찾아 반대 방향으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서울은 살기 비싸니까 청년들도 안 간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실제 수치는 정반대였습니다. 기회가 집중된 곳에는 주거비를 감수하고서라도 청년이 모인다는 냉혹한 현실입니다.
반면 경남(-4만 6,075명), 경북(-3만 8,524명), 부산(-2만 8,502명), 전북(-2만 7,326명) 등 영남과 호남 전역에서는 MZ세대 이탈이 대규모로 진행됐습니다. 강원이나 전남처럼 귀농·귀촌 수요로 중장년층이 유입돼 전체 인구 감소를 방어하는 지역도 있지만, 정작 청년층 이탈은 오히려 고착화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제가 직접 지방 지인들과 얘기해보면, "어차피 괜찮은 일자리가 없으니 어쩔 수 없다"는 체념 섞인 답이 돌아올 때가 많습니다.
- MZ세대 순유입 7개 광역자치단체 중 수도권 3곳이 전체 유입의 90.9% 차지
- 서울은 전체 인구 순유출 전국 1위이면서 동시에 MZ세대 순유입 2위라는 상반된 흐름
- 경남·경북·부산·전북 등 순유출 상위권 지역, 모두 전통 제조업 또는 농림어업 비중이 높은 구조
- 강원·전남은 중장년 귀촌 유입으로 전체 인구를 방어하지만 청년 이탈은 지속
첨단산업 유무와 주거비, 청년 인구를 가르는 두 가지 칼
기초지자체 단위로 내려가면 양극화의 윤곽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이 위치한 경기 화성시에는 4만 9,150명, 평택시에는 2만 4,748명의 MZ세대가 순유입됐습니다. 경기 양주시(2만 1,042명), 충남 아산시(1만 4,810명), 경기 파주시(1만 4,195명) 등 신도시 조성과 함께 첨단 산업군이 들어선 지역도 유입 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여기서 '정주 여건'이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정주 여건이란 단순한 직장 접근성뿐 아니라 주거, 교육, 문화, 의료 인프라를 포괄하는 '살 만한 환경' 전반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일자리가 있어도 살 집과 아이 키울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청년은 정착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화성이나 평택이 단순히 공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주변으로 신규 택지와 생활 인프라가 함께 조성됐기 때문에 청년 유입이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반면 기계·조선 등 전통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기 안산시와 경남 창원시에서는 각각 1만 9,779명, 1만 6,293명의 MZ세대가 빠져나가 전국 77개 시 가운데 순유출 1위와 2위를 기록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안산이나 창원은 외부에서 보면 '공업 도시니까 일자리는 있겠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정작 청년들 사이에서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인식되는 전통 제조업 일자리는 선택지에 잘 포함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주거비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중위단위 매매가격을 기초지자체 154곳에 교차 적용한 분석 결과, 아파트 가격이 오른 지역일수록 MZ세대 인구가 줄고 가격이 안정되거나 내린 지역에서는 오히려 청년이 늘어나는 역의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확인됐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전북 전주시는 2023년 전후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민선 8기 동안 MZ세대 1만 5,443명이 순유출됐고, 서울 양천구도 집값 부담으로 같은 기간 8,313명의 청년 인구가 빠져나갔습니다. 반대로 부산 강서구는 2024년 이후 아파트 가격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MZ세대 4,879명이 순유입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br">"아파트 가격이 MZ 이동을 모두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차경천 동아대 경영학과 교수의 분석처럼, 주거비는 일자리와 함께 청년 이동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저도 솔직히 처음에는 "청년들이 집값보다 일자리를 더 보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이 데이터를 보고 나서는 두 요소가 사실상 함께 작동한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자리가 있어도 정작 살 집을 구할 수 없다면, 그 도시는 청년에게 선택받지 못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MZ세대 인구이동에서 수도권 쏠림이 왜 이렇게 심한 건가요?
A. 양질의 일자리, 특히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에도 일자리는 있는데 왜 안 가냐"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청년들이 선택하는 기준은 단순 고용 여부가 아니라 성장 가능성과 임금 수준, 정주 여건까지 포함됩니다. 이 조건들이 현재 수도권에 압도적으로 집중돼 있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Q. 서울은 집값도 비싼데 왜 MZ세대가 유입되는 건가요?
A. 서울 전체 인구는 순유출이지만, MZ세대만 보면 6만 6,561명이 순유입됐습니다. 중장년층은 높은 주거비 때문에 외곽으로 이동하지만, 청년층은 취업·학업 기회가 집중된 서울에 주거비를 감수하고서라도 들어옵니다. 임차(월세·전세) 수요 중심이라 매매 가격보다 접근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Q. 지방 도시가 청년 인구를 붙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단순 현금 지원이나 규제 완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화성·평택·아산 같이 성공적으로 청년을 유입한 지역들의 공통점은 첨단 제조업 생태계와 신규 택지 조성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일자리 질, 주거비 안정, 생활 인프라가 세트로 갖춰져야 청년이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이 데이터가 보여주는 결론입니다.
Q. 충청권은 왜 수도권 외에 유일하게 청년 인구가 늘었나요?
A. 세종시의 행정 기능 이전, 대전의 연구개발(R&D) 클러스터, 아산·천안의 디스플레이·반도체 관련 제조업 성장이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충청권은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낮다는 점도 청년 유입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결론
이번 데이터를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 지방 소멸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청년 이탈이 고착화된 지역은 세금 기반이 줄고, 지역 서비스가 축소되고, 그것이 다시 이탈을 부추기는 악순환에 이미 들어가 있습니다. 수도권 규제나 일회성 보조금으로 이 흐름을 역전시키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결국 핵심은 지방 거점에 성장 가능성 있는 첨단 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그 주변에 청년이 실제로 살 수 있는 주거 환경을 함께 조성하는 것입니다. 화성과 평택이 보여준 모델이 전국 단위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K자형 인구 양극화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별 특화 산업 육성과 실효성 있는 지방 분권 로드맵이 지금 당장 필요한 이유입니다.

